정부가 국내 시스템반도체 업체 대형화를 유도한다. 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모뎀칩, 파워관리칩, DMB 칩 등 팹리스 기업들이 각자 판매했던 제품을 하나로 묶어 공동으로 판매하고 기술을 지원하는 이른바 ‘팹리스 간 협력사업’도 검토키로 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시스템반도체-소프트웨어(S-S) 발전전략 기획을 마무리하고 내달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경부는 올해 초 시스템반도체·소프트웨어가 IT융합의 핵심임에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한데 묶어 육성하는 시스템반도체-소프트웨어 육성 전략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부터 R&D·인력·파운드리·팹리스 등의 분과를 만들어 각 분야 현황과 의견을 조사했다. 지경부 담당자들은 대만에 이어 중국 시스템반도체 업계 급성장을 지켜보며,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중국 팹리스와 파운드리업체를 방문하기도 했다.
S-S 전략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는 시스템반도체 업계의 성장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관한 것이다. 지경부는 이를 위해 최근 R&D 전략기획단이 기획하는 대형 과제처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도 수백억 규모의 대형 과제를 선정해 기업 간 협력을 유도화할 계획이다.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깊은 한국에서 협력과 컨소시엄 모델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형화를 이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업체들의 전략제품을 하나로 묶어 솔루션으로 판매하는 방안도 내놓는다. 이는 최근 미디어텍 등 대부분의 팹리스 기업들이 토탈솔루션 기반의 영업으로 바뀌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경부는 해당부문 1000여명의 석박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대졸인력 재교육을 통한 해결방안도 다듬고 있다. 최근 지경부는 창업 1~7년사이의 기업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스타팹리스 육성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팹리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문제들도 바로잡을 계획이다. 팹리스 기업은 공장 없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반도체 설계를 하지만 R&D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없다. 업종이 소프트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에는 이같은 불합리한 점도 개선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는 S-S 전략과 더불어 ‘시스템IC 2010’을 잇는 중장기 R&D인 ‘시스템IC 2015’를 오는 7월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창업이 줄고 있다는 것은 업계가 침체된 증거”라며 “이를 북돋아주면서 성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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