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가전 양판점사업은 하이마트 모델을 따르면서 국내 최대 유통 경험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롯데가 가전유통점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가장 큰 경쟁 상대면서 벤치마킹 대상은 하이마트가 될 전망이다. 하이마트는 가전 양판점으로 국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국내 가전유통 시장 규모는 12조원 규모며 하이마트는 이 가운데 4분의 1 정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조467억원에 당기순이익 1065억원을 기록했다. 점포 수는 290여개 수준이다. 모든 매장을 본사 직영으로 운영하며 물류서비스센터도 독자적으로 운영한다.
유사한 형태로는 전자랜드가 있다. 이 회사는 현재 90개 정도의 점포를 가동 중이다.
삼성과 LG의 디지털프라자와 베스트샵은 자사제품 중심의 유통에 치중하고 있다. 롯데는 하이마트처럼 모든 브랜드를 고루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접근법과는 차이가 있다. 롯데는 또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롯데면세점·롯데쇼핑몰·롯데홈쇼핑 등을 두루 운영해 왔다. 다양한 유통채널에서 노하우를 확보한 것은 강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가전 양판점사업이 포화상태라는 진단이 많다는 점이다. 하이마트의 이익률은 3% 남짓이며 삼성과 LG의 전문매장도 큰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통에서 잔뼈가 굵은 롯데라도 가전 양판점사업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 주요 거점에는 하이마트와 디지털프라자·베스트샵이 서로 마주보며 영업하는 곳이 많다. 이른바 요충지라 불리는 곳에는 이미 기존 ‘빅3’ 간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또 다른 플레이어가 등장한다면 경쟁은 더욱 격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롯데가 가전 양판점을 들고 나오더라도 부지 확보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롯데는 일단 서울보다는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사업 확대를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시에 여러 점포를 동시에 오픈하기보다는 순차적으로 점포 수를 늘리는 전략을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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