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가 올해 사상 최대의 설비 투자를 단행한다.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7조2000억원 규모다. 모처럼 나온 ‘통큰 투자’를 우리는 환영한다. 통신 설비 투자야말로 IT산업 생태계 조성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통신 투자는 장비, 솔루션, 휴대폰, 콘텐츠와 같은 후방산업계를 먹여살리는 젖줄이다. 이번 투자로 특히 대부분 중소기업인 장비와 솔루션, 콘텐츠 기업에 새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IT인프라 강국 역사의 이정표엔 어김없이 통신 투자가 있었다. CDMA, 3세대(G) 투자가 그렇다. 최근 몇년 사이 이러한 역사가 끊겼다. 통신사업자들은 설비 투자보다 소모적인 마케팅에 골몰했다. 마케팅은 기업의 당연한 활동이지만 지나치면 실익이 없다. 설비투자보다 비생산적이다. 통신사업자의 대규모 투자는 본연의 역할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통신3사는 투자로 이동통신망의 정체 현상을 타개하고, 4G망을 통한 차세대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차세대 통신 리더쉽을 되찾기 바란다.
한가지 우려되는 게 있다. 인위적인 요금 인하 압박이 통신 투자를 다시 위축시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소비자가 더 좋은 서비스와 더 값싼 요금을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통신사업자도 이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 논리가 아닌 방법이어선 곤란하다. 특히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요인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구상에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데 무작정 투자를 늘릴 민간 통신사업자는 단 한곳도 없다. 그것도 매출과 이익 감소가 시장이 아닌 인위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면 투자를 안 한다고 탓할 수 없다.
투자 계획 발표를 요금 인하를 회피할 꼼수로 보는 시각도 일부 있다. 통신사업자로선 억울하기 짝이 없겠지만 이 또한 능동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이날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와 모바일콘텐츠제공사업자의 불공정한 수익 배분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지적이 나오기 전에 통신사업자 스스로 고쳤어야 할 일이다. 이렇게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면 투자마저 요금인하의 수단으로 보는 오해까지 받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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