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현장]한국형 페이스북 `데이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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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소울즈 6인방. 김형준(왼쪽 네 번째) 대표가 임직원들과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녀의 만남은 자연스러움이 우선 아닌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대로변 엔소울즈(대표 김형준) 사무실. 아이맥 6대로 꽉찬 작은 사무실에서 6명의 젊은이들이 대화를 나눈다. 평균 연령 27세. 웃고 장난치는 모습은 그저 평범한 남자 대학생 같지만 이들은 해커로 시작해 최근까지 넥슨 게임개발자로 몸담았던 김형준 대표뿐 아니라 학창시절 한국정보올림피아드대회, 로봇축구월드컵 등 각종 개발대회에서 대상·금상 등을 휩쓴 미국 특허기술 보유자는 물론이고 ‘멘사’ 회원이 포함된 이른바 ‘천재’들이다.

 지난달 선보인 신개념 서비스 ‘데이트빈’은 온라인상의 2.5D 공간에서 이용자들이 만나 아바타 채팅과 가벼운 게임을 함께 하며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이다. 정식 서비스 론칭은 한 달쯤 됐지만 회원 수는 약 3000명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데이트빈은 파티 등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 활동의 ‘재미’와 데이팅 사이트의 ‘목적성(만남)’을 결합한 신개념 서비스다. 만남의 기회는 무제한이다. 얼굴과 프로필을 교환한 뒤 바로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사이 만남이 싹트도록 유도한다. 대신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거두며, 이용자는 웹과 모바일을 연동해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다. 엔소울즈는 “실시간 푸시메일을 보내주는 ‘실시간 통합 메시지’ 기능은 어느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도 아직 구현하지 못한 기능”이라고 전했다.

 데이트빈이 구현한 장치들은 상당히 섬세하다. 최초 가입 시 데이트빈의 알고리즘이 1차적으로 3~5명의 이성을 자동 추천해 주는데 이후부터는 개인 프로필과 성격유형 검사인 MBTI 성향, 상대가 작성한 에세이, 공감 테스트 등을 통해 이용자 본인 스스로 상대를 검증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들의 목표는 ‘한국형 페이스북’이다. 창업 배경 역시 페이스북을 떠올리게 하는 면모가 많다. 마크 저커버그와 마찬가지로 데이트빈의 탄생 역시 김형준 대표 개인이 필요성을 자각한 데서 시작했다. 김형준 엔소울즈 대표는 “기존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즐겨 이용했는데, 얼굴 외에 개인의 개성이나 숨은 매력을 보여줄 수 없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며 “시나리오가 부자연스럽기도 했고 자연스러우며 무겁지 않은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창업을 위해 올해 봄 입학 예정이던 미국 워싱턴대학 박사과정도 무기한 연기했다.

 김 대표의 뜻에 현재 엔소울즈 창업멤버 6인방이 뭉쳤다. 형·동생으로 통하는 이들의 분위기는 자유로움 그 자체다. 창의성과 기획력 증진을 위해 김 대표가 넥슨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매출 목표치도 거침없다. 김형준 대표는 “3년 안에 200억원까지도 가능하다”고 내다보며 “국내 서비스가 자리 잡는 대로 곧장 해외 진출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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