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시행 이후 경과를 보면서 게임을 많이 하는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또 다른 법안도 낼 수 있습니다.”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이번에 통과된 셧다운제가 정작 게임을 많이 하는 16∼18세 청소년들을 보호할 수 없다면서 ‘제2의 19세 법안 발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16∼18세가 셧다운제 적용대상인 15세(만 16세) 미만 청소년에 비해 게임을 많이 하는데, 이들 청소년을 중독에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 의원은 “아직도 19세로 심야게임 이용제한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시행 후 효과가 있다면 청소년 전체로 셧다운제를 적용하는 법안을 다시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달 26일 국회의원 35명의 동의를 얻어 청소년 심야게임 제한 연령을 19세로 높인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발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지루한 줄다리기 끝에 합의한 ‘16세 법안’을 한 번에 뒤집고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린 사건이었다. 결과적으로는 19세 법안이 과잉규제 인상을 남기면서 부결된 반면에 16세 법안이 통과되는 지렛대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는 ‘19세 법안’이 ‘16세 법안’의 수월한 통과를 뒷받침했다는 지적에 “19세 법안에 찬반 토론이 몰려 결과적으로 보면 그런 의미도 있다”며 “최악의 경우 16세 법안이라도 통과시키기 위한 안전핀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셧다운제의 실효성을 묻는 질문에 ‘핑계거리’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이 법안의 도입으로 청소년들이 심야에 게임을 이용하면 최소한 부모가 이를 알고 제한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청소년들이 12시를 넘어서도 게임을 하게 되면 명의도용 아니면 게임사의 불법 서비스 둘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간단한 방식으로 부모가 자녀의 게임이용 패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일각에서 추진 중인 위헌소송 등에 대해서도 “인권과 헌법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됐다”며 강한 어조로 반대의견을 밝혔다. 신 의원은 인권침해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운전면허를 지금 몇 살에 딸 수 있느냐. 선거권은 몇 살부터 주어지느냐. 그럼 청소년들에게 운전을 못하게 하고 선거권을 제한하는 법도 인권 침해냐?”라고 반문했다.
신 의원은 “게임자체를 못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청소년 수면권 보장을 위해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했는데, 이를 가지고 인권 운운 하는 쪽은 청소년 보호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셧다운제 통과 등 ‘타율적 규제’라는 ‘몽둥이’를 맞은 책임의 대부분을 게임업계가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정노력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게임중독이라는 문제가 심각해 질 때까지 방관했던 자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이다.
신 의원은 마지막으로 “게임업계가 자정노력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기업 이익에만 눈에 멀어 사회적인 문제를 생각지 않는 그러한 행위들이 자승자박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김원석·김시소기자 stone201@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