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이텍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1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동부하이텍은 여세를 몰아 올해 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흑자 원년을 달성할 계획이다.
박용인 동부하이텍 사장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지난 1분기 흑자를 달성했다”며 “분기 흑자는 처음이고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동부하이텍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지 14년, 파운드리(반도체수탁생산) 사업을 시작한 지 10년 만에 달성한 첫 분기 흑자다.
또 공장이 거의 풀가동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흑자구조가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연내 해외에 있는 유휴 팹을 활용해 생산능력(CAPA)도 늘릴 계획이며, 이를 기반으로 2~3년 내 매출 1조원 돌파도 목표로 하고 있다.
분기 흑자는 지난해부터 예고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1분기 173억원, 2분기 168억원, 3분기 29억원으로 차츰 영업손실을 줄여갔다. 지난해는 통틀어 2786억원을 기록했으나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따른 감가상각비 4000억원을 감안하면 1분기 흑자는 기정사실화됐다. 수천억원의 이자 비용을 발생했던 차입금도 대폭 줄어들어 재무구조가 탄탄해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하이텍이 14년 만의 첫 분기흑자라는 값진 결실을 얻은 것은 아날로그 반도체에 특화한다는 전략이 맞아떨어진 데 있다. 동부하이텍은 다방면에 걸친 파운드리 사업을 해 왔으나, 박용인 사장 취임 후 고전압·저전력 중심의 아날로그반도체와 의료기기·자동차 등의 산업용센서, 고주파반도체(RF) 등의 믹스드 시그널 반도체의 3대 기술 분야에 개발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스페셜티(특화) 파운드리를 주도해온 뱅가드와 타워재즈 등을 제치고 이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매출 512억달러로 5위를 차지했으며, 아날로그 및 믹스드 시그널 등의 특화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에 올라섰다.
동부하이텍이 흑자를 올리고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사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국내 파운드리 사업도 성장에 대한 희망이 보이고 있다. 파운드리 산업 성장은 팹리스 산업 성장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 사장은 “여러 가지 반도체 사업을 하면서 겪은 시행착오가 지금은 노하우가 됐다”며 “특화 파운드리 중에서도 1위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동부하이텍은 앞으로 모바일과 입력수단의 발전으로 인해 센서 등 아날로그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아날로그 파운드리 매출 비중을 지난해 50%에서 60% 수준까지 높여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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