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를 조금 아는 사람이라면, 국내에서 저속전기차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금세 알 수 있다. 저속전기차의 최고 제한 속도가 시속 60㎞라 달리지 못하는 도로가 많다. 아울러 정부의 저속전기차 지원 보조금 역시 고속전기차에 비해 턱없이 적은데다 일반인에 대한 지원책은 계획조차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전기차 운행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됐지만 올해 3월 기준 등록된 저속전기차는 79대가 고작 이다. 이마저도 지원 보조정책이 공공기관에만 한정돼 있어 개인이 보유한 차는 전국을 통틀어 10대도 안 된다.
정부가 ‘친환경 운송수단 도시 근거리용 저속전기차 운행지침’을 시행하고 있지만 충전 인프라 확충만큼 현실성을 고려한 도로제한이나 보조 지원정책부터 제대로 갖춰야 한다.
현재 서울시내 공항로·헌릉로 일부 등 22개 노선 79.2㎞의 일반도로와 내부순환도로·올림픽대로 등 35개 노선 255.9㎞의 도시고속도로는 다닐 수 없다.
대부분의 일반 도로는 최고 속도만 제한만 했을 뿐, 최저 속도를 제한한 곳은 거의 없다. 결국 60km까지 달릴 수 있는 저속차를 제한하는 딱 맞아떨어지는 법규가 아니다.
또 정부가 공공기관에 지원하는 보조금은 보통 2400만원의 AD모터스와 CT&T·지앤윈텍 등의 저속차에는 1대당 570만원을, 고속차(최고속도 120㎞)로 분류된 5000만원짜리 현대차 블루온은 1720만원을 지원한다. 언뜻 봐도 저속차에 대한 지원은 인색하기 짝이 없다.
해외의 경우에는 저속전기차라는 개념이 거의 없다. 일본은 전기차의 저속·고속차 구분 없이 차종을 경차로 구분해 모든 도로 운행을 허용하고 있으며 유럽이나 중국은 별도 구분 없이 일반차와 동일하게 도로 운행이 가능하다. 유일하게 미국만 저속전기차를 구분해 운영하고 있지만, 주에 따라 35(56㎞)~45(72㎞)마일로 제한하고 있고 각 주별로 제한속도를 상향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 골프카용으로 판매되는 전기차는 연간 5000대가 넘지만 저속차 시장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어 업계는 국내 시장만을 쳐다볼 수 없어 해외 수출로 캐시카우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고속도로와 자동차전용도로 외 도로에 저속전기차 운행을 허가한다면 일반도로 간 연계도로 제한이 없어 이동이 편리하고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다. 또 일반인 구매 보조 지원금에 정책도 하루 빨리 내놓아 정부가 만들어 놓은 전기차 상용화를 지지해야 할 것이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