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앞두고 있는 대한통운 인수전과 관련, 롯데·포스코·CJ 3사의 전략도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포스코가 그룹 내부 물류 소화 물량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CJ는 물류 전문회사 육성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점도 눈길을 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통운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노무라증권은 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다음달 말 최종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롯데·포스코·CJ 3사는 지난 3월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인수 첫 관문이자 8부 능선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불과 2주 남짓 남았다는 점에서 각 기업들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전에서 포스코에 일격을 당한 만큼 대한통운 인수전 승리로 되갚는다는 전략이다. 특히 유통업계 터줏대감으로써 천문학적인 그룹 내 물류 수요를 몰아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롯데그룹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61조원으로, 국내 기업 평균 물류비가 매출의 11%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약 6조원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통운 매출 2조1000억원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다.
포스코 역시 철강회사로서 엄청난 물류 수요를 대한통운에 쏟아 부을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포스코는 원료비를 제외한 비용 중 25%를 물류비로 지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롯데와 달리 해외 전략 파트너로서 대한통운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포스코가 인도·인도네시아·멕시코·브라질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 거점을 늘려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대한통운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CJ는 물류 전문 계열사인 CJ GLS와 연계, 물류 전문회사로서 대한통운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운송·항만하역에 강점이 있는 대한통운과 보관·배송 경쟁력이 높은 CJ GLS가 결합할 경우 최고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기준 CJ GLS 매출은 1조4000억원으로, 대한통운에 이어 물류업계 2위를 기록 중이다. 이관훈 CJ 대표도 최근 한 간담회에서 “물류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문 물류기업에서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것이 국가 물류 경쟁력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당초 이달 16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다음달 30일 최종 계약을 체결키로 했으나 금호터미널의 분리매각 관련한 주주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일정이 다소 연기될 전망이다. 대한통운 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분리매각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우건설은 불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로 예정됐던 본 입찰 안내서 발송도 미뤄지고 있어 매각 스케줄도 순연될 가능성이 크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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