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생태계를 만들자] <하> 생태계 선순환 하려면... `결국 문제는 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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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한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독서 인구는 줄고 있는데 비해 전자책 이용자는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 ‘2010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0년 18세 이상 성인의 연평균 독서율은 2009년보다 6.3%포인트 감소한 65.4%로 나타났지만 전자책 이용률은 성인 11.2%, 초·중·고생 43.5%로 2009년에 비해 성인은 두 배, 학생은 세 배로 증가했다.

 이 조사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산업뿐만 아니라 이용자 측면에서도 전자책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전자책 산업은 출판·IT 등 이종 산업들이 ‘빅뱅’하며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게다가 국가 간 경계가 없는 글로벌 마켓도 만들어진다. 무엇이든 초반 작업이 중요하다. 이 시기에 정책, 산업, 이용자 간 새로운 역학관계가 만들어진다.

 정부의 역할은 단순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재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개정안을 통해 전자책 ‘가격’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장 가시적으로 보이는 성과이기 때문이다. 종이책으로 출간된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변환해 판매할 경우 도서정가제 적용에서 제외하는 방안과 전자책을 나눠서 판매하는 경우에도 판매 분량별로 정가를 매겨 도서정가제에 적용하는 방안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태동하는 전자책 생태계를 잘 조성하려면 영세한 콘텐츠 업체들이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 전자책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이었던 콘텐츠 수급도 1인 출판사 등의 지원을 통해 ‘신명나는’ 환경을 조성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이다.

 실제로 한국전자출판협회는 ‘전자책창업지원센터’를 만들어 중소출판사를 돕고 1인 전자책 창업 붐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전자책은 종이책이 아니다. 종이책을 고스란히 전자책 단말기로 옮겨 놓으면 경쟁력이 없다. 결국 안에 담는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 종이책은 한 곳에 진득하게 앉아서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텍스트도 문제 없다. 하지만 전자책은 휴대성이 좋은 단말기를 통해 콘텐츠를 읽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자책만의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TF를 꾸렸다”며 “긴 장편소설을 챕터별로 나눠 서비스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출판사들도 전자책 시장을 ‘대치’되는 산업으로 여기기 보다는 기회의 땅으로 생각해야 한다. 책·신문·잡지·만화 등 종래 출판미디어가 새로운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조상준 문화부 출판인쇄산업과 사무관은 “정부는 전자출판물의 표준화와 부가가치세 면세 기준, 저작권법과 출판문화산업진흥법 등 법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업체들이 전자책과 종이책을 동시에 기획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출판사 모델을 지원·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시장 육성은 물론이고 글로벌 전자책 시장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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