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소외株들의 반란…車·화학 급브레이크 IT·금융 올라

27일 코스피가 전일에 비해 소폭(0.4포인트) 오른 2206.7로 장을 마치면서 최근 시장의 상승세를 지켰다. 장중에는 2231.47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울 기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 내용은 전날까지 전개됐던 시장 상황과는 확연히 달랐다.

시장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렸던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와 화학이 하락한 반면 IT와 은행, 증권, 건설 등 소외됐던 업종들의 강세가 연출됐다. 주도주였던 자동차ㆍ화학 업종이 하락하면 장이 빠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이런 변화로 시장에서는 주도권을 놓고 신흥 세력과 기존 선도 종목 간 치열한 다툼이 전개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날 결과만을 놓고 보면 IT, 은행, 건설 등 신흥 세력이 주도 세력의 하락에 의한 시장 추락을 막아냈다. 자동차ㆍ화학 업종이 크게 떨어지면서 시장은 초반 강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 반전하기도 했다.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던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3인방이 모조리 약세로 돌아섰다. 현대차가 4.69% 추락했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5.6%와 2.21% 떨어졌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ㆍ금융ㆍ건설 등 신흥 세력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코스피 하락을 방어했다. 삼성전자가 3.01% 올랐고, 신한지주(4.33%), KB금융(2.4%), 현대건설(7.8%) 등 다른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올랐다. 내수업종인 KT&G도 6.97%나 상승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주도주의 역할이 당분간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랩어카운트 쪽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자동차ㆍ화학 업종이 하락한 것 같다"며 "2분기 영업이익에 주목하면 자동차ㆍ화학이 주도주 자리를 내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도 "이날 주도주가 급락했지만 주도주의 교체 가능성을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쏠림현상이 다소 완화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이 기존 주도주를 팔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기 시작했다는 것을 근거로 주도 세력이 바뀔 수 있다는 견해도 나왔다. 실제 이날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신한지주 현대건설 KT&G 등 이날 지수 방어에 결정적 역할을 한 종목이 많이 포함됐다.

외국인은 6802억원이 넘는 주식을 한국 시장에서 사들였다. 외국인은 최근 6일 연속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2440억원과 4328억원가량 주식을 팔았다.

[매일경제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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