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후쿠시마 제1 핵발전소에 남은 최후의 50인은 최악의 사태만은 막겠다며 목숨을 건 사투를 벌였다. 이들의 임무는 핵연료봉의 위치를 확인한 후 바닷물을 주입해 핵연료의 추가적인 폭발을 막는 일이었다. 그러나 재난대비용 로봇이 있었다면, 소중한 목숨을 걸지 않고도 사태를 해결했을지도 모른다.
일본이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가정용 로봇 개발에만 치중하고 재난 구조 로봇개발은 등한시했다는 반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 1999년 원전 사고 이후 원전 투입용 로봇 개발 여부를 검토했으나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반해 원전 사용량이 많은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원전사고 대비용 로봇을 이미 10여년전부터 개발해왔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에서도 재난 로봇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향후에는 원전의 안전성과 더불어 사후대책방안도 원전 수출시 주요 평가 요소가 될 것으로 보여 재난로봇 개발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원전 사고 후 정보를 수집하고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을, 업계에서는 국방로봇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원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로봇은 수km 떨어진 곳에서 원격조정이 가능할 뿐 아니라, 방사능에도 견뎌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정보 수집 로봇이 있다. 카메라를 내장해 내부 상황과 온도를 체크할 수 있는 로봇이다. 원자력연구원은 월성 발전소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실제 사용하기에는 기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방사능을 견디는 능력을 강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원자력연구원의 정경민 박사는 “후쿠시마 사고 후 정부와 단체에서 로봇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사고시에도 투입할 수 있기 위해 현재 개발된 로봇을 추가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는 관련 연구재단과 함께 관련 펀드조성을 준비 중이며, 한국수력원자력은 재난로봇을 자체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식경제부도 일본 사고 이후 로봇 투입 현황과 필요한 로봇을 조사하고 이에 따른 로봇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국내는 아직 원전 폭발사고 시나리오에 맞춰 개발된 로봇은 없는 것 같다”며 “일단 일본 상황을 파악한 후에 시나리오에 맞춰 로봇 개발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방로봇이 재난로봇과 가장 유사하다고 판단, 국방로봇을 개발 중인 기업을 중심으로 이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국방·소방로봇은 한울로보틱스, 유진로봇, 디알비 등이 개발하고 있다. 소형 탱크 스타일의 국방로봇은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장애물을 넘을 수 있어 몇가지 기능을 추가하면 원전 재난 로봇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병수 한울로보틱스 사장은 “폭발물탐지와 같은 기능이 국방로봇과 유사하다”며 “로봇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사고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미리 시나리오를 작성해 언제든 투입가능한 상태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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