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국내 시장에 진출한 세계 소셜커머스 원조 그루폰의 첫 달 성적표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루폰코리아는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토종업체들에 밀려 4위권에 자리했다.
소셜커머스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그루폰코리아는 론칭 이후 한 달간 거래액이 티켓몬스터·쿠팡·위메이크프라이스에 이어 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를 모았던 세계 최대 소셜커머스업체의 성과로는 부진한 수준이다.
그루폰코리아는 론칭 이후 2주간 거래액이 1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동안 티켓몬스터의 거래액은 80억원에 육박했다.
인지도를 알리고 지역도 확장하면서 4월 들어서는 거래액이 조금 증가했다. 그루폰코리아의 4월 첫 주와 둘 째주 거래액은 17억여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티켓몬스터는 65억원, 쿠팡은 60억원, 위메프는 42억원으로 조사돼 여전히 국내 3강과 격차가 있었다.
그루폰코리아의 예상 밖 부진은 국내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다, 초기 영업상품이 국내 소비자들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루폰코리아가 초기에 판매했던 상품 중 일부는 최소 인원마저 모으지 못해 계약이 성사되지 못하기도 했다.
국내 3강에 비해 서비스 지역이 적은 것도 거래액 규모가 차이나는 이유로 꼽힌다. 그루폰코리아는 론칭 당시 6개 지역으로 출발했다.
류한석 기술문화연구소장은 “그루폰이 진출한다고 해서 국내업체들이 걱정했던 것이 사실인데,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스러운 결과였다”며 “소셜커머스에서 핵심은 판매하는 상품의 질인데, 소비자들이 그루폰에서는 살 것이 없다고 할 정도로 상품의 질이 떨어진 것이 부진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류 소장은 “상품의 질 개선이 시급한 문제인데, 개선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루폰코리아는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초기 성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서비스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서비스 질을 높여 고객을 확대해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규모 광고를 진행하는 국내 업체들과 달리 광고를 전혀 집행하지 않고, 오로지 소셜로만 성장하겠다는 전략도 여전하다.
황희승 그루폰코리아 사장은 “진출 한 달 동안의 성과에 대해 그루폰코리아와 그루폰 본사는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며 “지역별로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며 지역별 소비자의 특성과 니즈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자 했고, 이는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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