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 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A사는 지난해에 스마트폰, 스마트패드에 주로 적용되는 센서류 신제품 개발에 돌입했다. A사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업계의 주목을 끌었지만, 출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시장의 신뢰를 상당 부분 잃었다. A사 사장은 연구개발 책임자를 교체하고 분위기를 쇄신했지만, 상당수의 연구인력들이 동요하면서 개발 일정은 더욱 늦춰지고 있다.
#모바일 입력장치 업체인 B사는 지난해 경쟁사들이 대거 성장한 것에 반해 매출 성장률이 주춤했다. 지난해 상반기 확보한 신제품 스마트폰 모델 7개가 하반기에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B사 영업직원들은 자사의 기술만 믿고 공격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섰지만, 개발 품목들이 대부분 취소되면서 그동안 쌓은 신뢰마저 잃었다. B사가 연구원들의 주장만을 근거로 자사 연구성과를 과대평가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국내 부품업체들이 갑자기 늘어난 연구인력 다루기에 진땀을 빼고 있다. 연구인력들이 부품업체의 강압적인 조직 분위기나 엄격한 관리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직하는 사례가 늘어나는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갑작스레 불어닥친 ‘스마트 빅뱅’이 부품기업들의 관리 영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시장의 급성장으로 부품업체들은 연구인력을 대폭 확대했다. 그동안 국내 부품업체들은 하드웨어(HW) 중심으로 부품을 공급했지만, 센서 등 고난도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위한 SW가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SW회사를 통째로 인수한 부품업체도 늘었다.
그러나 사내 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연구원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담당 연구원이 이탈하거나 교체되면 부품업체들은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고, 고객사에 확보한 개발 모델이 취소되는 등 후폭풍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부품업체들은 연구원 이탈 방지 및 관리 시스템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일부 부품업체들은 높은 수준의 처우를 약속하고, 연구소를 서울 인근으로 옮기는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책 역시 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본사와 연구소가 멀리 떨어져 운영되다보니 소통이 잘 안돼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이 느려지는 문제다. 또 연구인력과 제조인력의 급여 수준이 너무 커 조직 내 불화가 확대된 경우도 있다.
제조기반 부품업체를 운영하는 업계 관계자는 “자유로운 성향의 연구 인력들을 관리하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연구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기존 제조인력과 융화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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