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일부 연기할 듯

일본 지진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탓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 속도를 조절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일부 장비업체들에 장비 납기시기를 3개월 이상 미뤄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장비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납품 예정인 장비 공급시점을 3개월에서 5개월 정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발주를 취소한 것은 아니며 입고 시점을 늦춰달라는 내용이었다”며 “상당수 장비업체가 이 같은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16라인 가동시점과 9라인 팹 전환시점도 다소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화성에 메모리를 생산하는 16라인을 건설 중이며 시스템반도체 생산능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200㎜ 시스템LSI 생산라인인 9라인을 300㎜ 규격의 시스템LSI 백엔드 전용으로 개조 중이다. 9라인 물량은 당초 월 3만장 처리 수준이었으나 우선은 2000장 수준으로 투자를 축소하기로 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주 증권가에는 일본 낸드 플래시 경쟁사가 지진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삼성전자가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할 경우 시장 점유율이 50%를 상회, 규제 이슈가 부상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를 보류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또 일본 장비업체의 장비 공급이 지연되면서 이 때문에 장비 공급을 미뤘다는 소문도 함께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올해 예정된 투자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며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시티그룹 티모시아큐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투자를 미루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램리서치의 2분기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바클레이캐피털도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이 16라인과 14라인의 지출을 줄이면서 1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지연시킬 수도 있는 상황이라 업체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동일본 지진으로 웨이퍼 수급 문제, 부품 부족으로 인한 전자제품 생산차질, 시장 위축 등과 같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장비 입고 시점을 늦추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하는 방안과 보류를 놓고 논의가 계속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지진으로 인해 시장 불확실설이 커지면서 투자시점이 변동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계획했던 투자분은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투자 속도의 문제일 뿐 투자 축소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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