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 2.0] 패스트패션의 대반전…사양산업님,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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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클로, 자라, H&M 등 이른바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인기몰이 중이다. 패스트패션이란 최신 유행을 포착해 빠르게 생산·공급되는 의류를 말한다. 패스트푸드처럼 빨리 접할 수 있어 패스트패션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지난 2005년부터 서울 명동 주요 거점에 자리잡더니 어느새 전국 주요 상권 어딜 가나 찾을 수 있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패스트패션에서 배우는 역발상의 지혜’라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패스트패션 기업은 최근 5년간 산업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연평균 15%대의 매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중저가 패션산업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양산업’이라는 기존 인식을 뛰어넘은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패스트패션 기업의 성공요인으로 ‘통념을 깬 역발상’을 제시했다. 패션업계는 한동안 중저가 패션산업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사양사업이라고 판단해왔다. 패스트패션 기업은 이러한 통념을 뒤집었다는 것. 이들은 유행주기 단축, 신흥시장 부상, 가치사슬 분화 등의 조건을 기회로 활용했다. 우선 디자인과 상품 물량을 미리 준비하는 기획생산 체제를 시장환경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반응생산 체제로 전환했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친 점도 패스트패션 기업의 특징이다. 현재 유동인구가 평일 150만명, 주말 200만명 이상인 서울 명동 상권은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패션 경향을 재해석해 상품화하고, 이들과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 점도 성공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브랜드 추종자에서 브랜드 리더로 변화하는 데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인터브랜드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베스트 브랜드’ 순위에서 H&M의 브랜드 가치는 161억달러로 21위를 차지했으며, ‘자라’를 운영하는 인디텍스는 48위, 갭은 84위에 오르는 등 브랜드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매체 광고에 의존하던 기존 마케팅 방식도 매장 중심으로 옮겼다. 매장을 마케팅 홍보 공간으로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고서는 변화를 모색하는 기업에 패스트패션 기업처럼 환경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속도경영 도입과 기존 사업방식을 글로벌 관점에서 재정립할 것을 주문했다. 또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구축도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준환 수석연구원는 “저성장·저수익에 직면한 타 산업 기업도 패스트패션 기업처럼 환경변화를 감지하고 기존 진부한 사업방식을 재정립한다면 새로운 성장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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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삼성경제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