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내몰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서남표식 개혁 향방과 거취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올 들어서만 학생 4명이 잇따라 자살한데 대한 각계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전례 없는 휴강과 국회 및 이사회 일정이 줄줄이 예정됐다. 학생성적 평가도 KAIST 주장처럼 실제는 절대평가가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동안 제기된 문제의 근원을 찾아 제대로 털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착역이 어디가 될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KAIST는 일단 학생과의 대화를 통한 수습방안에 나서기로 했다. 11, 12일 휴강한 뒤 학과별 교수와 학생간 대화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이어 12일 오후 6시부터는 서남표 총장과 학생 간, 수렴된 학생의견을 전달하고, 서 총장의 답변을 듣는 2차 공청회 자리를 마련한다.
국회도 관심을 드러냈다. 국회 과학기술위원회는 오는 18일 열릴 임시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서남표 총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업무 현안을 보고받으며 자살방지 대책 등에 대해 따져 묻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KAIST 이사회는 이례적으로 오는 15일 임시 이사회를 소집, 학생 자살방지 대책과 학칙 개정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안으로 부각된 서 총장 거취문제도 함께 논의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거취가 거론되더라도 사퇴쪽으로 가닥이 잡히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학생 자살의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징벌적’인 차등 수업료 제도와 100%영어 수업 부담 요인 외에도 KAIST 내부의 평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KAIST의 한 교수는 “성적에 대해 절대평가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실제는 상대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성적 평균이 높은 학과는 교무처에서 학과평가에 대비해 원인 조사를 요구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상대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상대평가를 하다보니 일정비율은 C와 D 등급을 줄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서남표 총장의 의도하지 않은 의사결정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 총장은 이미 ‘차등적 수업료 폐지안’ 발표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오는 5월 비전을 공개할때 함께 발표하기 위해 미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AIST 학생들의 잇딴 자살에 같은 이공계 대학인 포스텍(포항공대)도 긴장했다. 백성기 총장이 나서 학생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를 내릴 정도로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포스텍은 최근 KAIST 학생들에게 부담을 가중시켰던 100% 영어강의제와 관련해서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포스텍은 지난 6년간 학생 2명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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