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방사성 물질을 내뿜는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히면서 절차와 방법, 비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쿄전력의 가쓰마타 쓰네히사 회장은 30일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심각한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의 폐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5∼6호기도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쓰마타 회장은 상대적으로 문제가 적은 5∼6호기를 어떻게든 연명시켜 보겠다는 생각이지만 에다노 관방장관이 어림없다고 못을 박은 격이어서 1∼6호기 모두 폐쇄될 전망이다.
하지만 원자로 폐쇄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하다.
◇원자로 폐쇄에 수십년=후쿠시마 원전은 이미 사고가 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고 있어 산적한 난제를 풀어가면서 해체하는 데까지는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상업 원전 가운데 처음으로 폐쇄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이바라키(茨城)현 일본원자력발전 도카이(東海)발전소는 1998년 운전이 종료됐지만 단계적 해체작업을 거쳐 2021년에야 완전히 폐쇄된다.
원자로는 방사성 물질 덩어리이기 때문에 작업은 노심을 냉각 상태에서 제거한뒤 오염이 적은 설비부터 해체를 시작해 마지막으로 원자로의 격납 용기와 압력 용기의 철강재를 절단해 지하 깊숙이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일부 원자로와 건물이 파손된 후쿠시마 제1원전은 이런 통상적 절차에 비해 훨씬 위험하고 난해한 작업이 따른다.
마쓰우라 쇼지로(松浦祥次郞)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후쿠시마 원전은 우선 오염을 낮추는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폐쇄까지는 20∼30년은 걸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1979년 사고가 난 미국 스리마일 원전은 냉온 정지에 1개월, 용융상태의 핵연료를 처리하는데 6∼7년이 걸렸으며 원자로 폐쇄가 완료된 것은 사고가 난 지 14년 후였다. 이렇게 시간을 들였는데도 완벽하지 않아 연료 일부를 원자로에서 제거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인 과제일 뿐이다. 후쿠시마 원전은 당장 방사성 물질 유출을 줄이기 위해 원자로와 사용 후 핵연료의 냉각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1∼6호기 모두 외부 전원을 회복하고 주제어실에 불을 켜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터빈실 물웅덩이 등 곳곳에 고여 있는 오염수라는 복병을 만나 냉각기능 회복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현재 원전 주변 작업용 터널에만 방사성 물질을 잔뜩 품은 약 1만3천t의 오염수가 고여 있고, 터빈실 지하에도 대량의 오염수가 작업을 가로막고 있다.
◇원전 폐쇄에만 8조원=후쿠시마 원전의 폐쇄에 들어갈 엄청난 비용도 문제다. 하마오카 원전 1호기와 2호기의 폐쇄를 결정한 주부(中部)전력은 1기당 약 1천억엔(약 1조3천5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1∼6호기를 모두 폐쇄할 경우 6천억엔(약8조1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이뿐만이 아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방사성 물질을 유출하면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고 인근 기업과 어민들의 피해도 커 막대한 배상이 불가피하다. 피해 배상만 수조엔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전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도쿄전력은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해야 하며 이를 위해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도 조달해야 한다. 연간 약 4천억∼1조엔 정도의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도쿄전력의 자금 사정은 빡빡하다. 2011년도 차입금과 부채 상환에 7천억엔이 필요하지만 작년 말 현재 보유자금은 4천320억엔 뿐이다. 이 때문에 주요 채권단은 도쿄전력에 1조8천500억엔을 긴급 수혈하기로 했다.
앞으로 자금 부담은 더해질 전망이어서 도쿄전력의 파산을 막으려면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
정부 일각에서는 국가가 도쿄전력을 일시적으로 국유화해 원전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을 정상화한 뒤 매각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쓰마타 회장은 자금난 타개와 관련 "정부와 협의해가면서 자금 부족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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