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 1 원전 폭발 사고에 따른 방사선 오염 범위가 지상과 해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제 1원전 배수구 부근 바다의 요오드 오염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선박을 통한 화물 운송에도 비상이 걸렸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원자력 안전보안원은 27일 후쿠시마 원전 배수구의 남쪽 330m 지점에서 26일 채취한 바닷물을 조사한 결과 법령으로 정한 한도를 약 1850.5배 초과한 요오드131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주요 컨테이너 운송업체들은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승무원과 선박 및 화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자사 선박이 도쿄만 항구에 기항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오사카항이나 고베항에서는 여전히 화물 선적 및 하역이 이뤄지고 있지만, 운송업체들이 기피하는 도쿄와 요코하마항은 일본 내로 들어오는 해외 컨테이너의 40%가량이 처리되는 양대 항구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타격이 클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실제, 독일 컨테이너 운송회사 하파크-로이드는 대지진 이후 도쿄와 요코하마항으로 가는 화물 운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독일 운송회사 클라우스-페터 오펜 역시 도쿄 및 요코하마 기항을 중단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일본에서 출발했거나 사고 원전 앞바다를 거쳐 도착한 선박에서 정상치를 초과하는 방사선이 검출돼 격리 조치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이 방사능 오염으로 공포에 휩싸였다. 중국은 일본발 선박에 대해 엄격한 방사선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선전의 옌톈 항은 지난 28일간 일본을 거쳤던 모든 선박과 컨테이너에 대해 방사선 검사를 시작했다고 25일 밝혔으며, 홍콩 당국은 홍콩 항만에 들어오는 선박에 대해 무작위로 방사선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만도 일본의 사고 원전 인근 13개 항구에서 출항하는 모든 화물에 대해 방사성 물질 오염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일본발 선박에 대한 검역이 강화되면서 업체들은 운송 스케줄을 맞추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에서는 해안경비대와 세관 검역원들이 고베와 나고야 및 도쿄 항 등에서 출발한 컨테이너 2500여개를 실은 선박에 직접 탑승해 모든 화물에 대한 방사선 검사를 실시한 후에야 선박이 부두에 들어오는 것을 허용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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