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소니의 특허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양사 간 특허경쟁이 이달 초 네덜란드 세관에서 소니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에 대한 압류조치로 확대된 데 이어 이번에는 스페인과 독일에서 정면충돌했다.
이 지역에서 소니는 LG전자의 3세대 WCDMA 휴대폰을, LG전자는 소니의 PS3와 디지털TV를 주요 타깃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처럼 양사 모두가 상대 회사의 주력제품을 공격하고 있어 향후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초 네덜란드에 이어 최근 스페인을 포함한 서유럽 3∼4개 국가의 법원에 소니 PS3 수입금지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 소니 PS3에 대한 네덜란드 세관의 압류조치가 해제된지 10여일 만에 스페인 등 유럽 국가법원에 소니 제품에 대한 압류조치를 신청하는 압박카드가 또 다시 취해진 것이다. 앞서 네덜란드 세관에 압류됐던 PS3 20만∼30만대는 지난 10일 풀렸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소니가 미 방송표준인 ATSC풀에 가입하지 않은 게 발단이 됐다”며 “자회사인 제니스가 소니를 상대로 한 싸움이 LG전자와 소니 간 대결양상으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양사 간에 명확한 입장 차가 있어,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니도 독일에서 LG전자 휴대폰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LG의 휴대폰이 자사가 보유한 WCDMA 표준 특허를 침해했다는 게 소니의 주장이다. 소니는 지난해 12월 LG전자가 북미에서 판매 중인 휴대폰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소니 역시 자존심을 걸고 정면승부를 택해 양사의 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소니 측은 이와 관련 “현재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1995년 디지털TV 원천기술인 ‘VSB’를 보유한 미국 제니스(Zenith)를 인수했으며, 대부분의 디지털TV를 판매하는 제조사들은 LG전자와 제니스가 소속된 ATSC풀에 로열티를 내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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