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압식 터치스크린 시장이 신소재 상용화의 ‘격전장’으로 부상했다. 감압식 진영은 정전용량식 에 밀려 터치스크린 내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지만 최근 첨단 소재 적용을 추진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27일 감압식 터치스크린 업체들은 최근 탄소나노튜브(CNT)를 시작으로 전도성 폴리머, 그래핀 등 새로운 물질로 터치스크린의 핵심 소재인 ITO(인듐주석산화물)를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희유금속인 인듐을 대체하는 소재를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다. 소재 업체는 신소재를 빨리 상용화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감압식 터치 업체와 협력 수준을 높이고 있다.
최근 가장 관심을 모으는 소재는 그래핀이다. 그래핀은 탄소나노튜브(CNT)보다 강도와 전도성이 뛰어난 물질로 휘거나 늘려도 기존 특성을 유지해 터치용 필름은 물론,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테크윈은 그래핀 상용화에 가장 근접해 있다. 최근 부품소재 사업 TF인력을 충원하고, 그래핀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업체가 흑연에서 습식 방식으로 그래핀을 추출하는 것과 달리 삼성테크윈은 건식(CVD) 공정을 활용해 메탄가스에서 그래핀을 추출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최근 TF는 그래핀 투명전극 필름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을 우선적으로 감압식 터치스크린에 적용할 계획이다.
상보, 엑사이엔씨 등 업체들은 지난해 초부터 탄소나노튜브(CNT)를 활용해 터치스크린용 투명전극필름 개발을 진행했지만, 안정적인 추출의 어려움과 그래핀의 등장으로 관심에서 밀려난 상태다.
‘전도성 폴리머’도 주목받고 있다. SKC와 삼성전기는 지난해 하반기 전도성 폴리머 필름을 개발해 ITO를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전도성 폴리머는 희유금속인 인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진공증착이 아닌 인쇄 공정으로 제작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 수준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ITO는 휘어지면 쉽게 깨지는 반면 신소재는 강도 및 유연성에서 강점을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ITO를 넘어선 신소재는 없다. ITO는 플라즈마 상태에서 필름에 쉽게 달라붙기 때문에 진공 증착이 편리하고, 빛 투과율이 높아 디스플레이 성능 최대화에 장점을 가진다.
대부분의 신소재 개발 업체들은 안정적인 추출과 낮은 빛 투과율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신소재가 적용된 감압식 터치스크린이 시장에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ITO 대체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 강화 차원을 떠나 자원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게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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