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재가 없는 재화는 상대적으로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물’이다. 공익광고에서 나왔던 “물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물 밖에 없다”는 말 속에는 물의 중요성이 한껏 묻어 나오고 있다.
‘대체재가 없는 물’의 부족 현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적돼 왔다. 이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UN은 1992년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하고 국제 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과연 우리 산업계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물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대표 수처리 전문업체인 시노펙스의 ‘물환경사업부’를 찾았다. 대구 첨단산업지원센터 내에 위치한 물환경사업총괄 사무실에서는 수처리시스템 설계에서부터 제작·시운전까지의 과정을 도맡아 수행하고 있다.
이 회사 신용일 부장은 “시노펙스는 기존 필터 사업을 기반으로 지난 2009년에 물사업에 본격 진출했다”며 “무엇보다 멤브레인(막) 관련 기술력이 높고 수처리시스템 관련 설계부터 운전까지 토털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시노펙스는 올 들어서만 수처리 관련 총 3건의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멤브레인을 이용한 불산 폐수처리 시스템 △멤브레인을 이용한 하·폐수 방류수 T-N, T-P, 색도제거 재이용 시스템 및 멤브레인 세정 시스템 △하·폐수의 인 제거 시스템 및 제거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김치절임공정에서 발생되는 염장수 나노분리 장치 등을 포함해 이 회사는 총 8건의 수처리시스템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시노펙스의 기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은 대구 성서 산업단지관리공단 폐수종말처리장이다. 이곳에 시노펙스는 폐수 재이용 파일럿 시스템을 설치, 방류하는 폐수를 공업용수로 재이용하는 작업을 시범 수행하고 있다.
이는 국책과제인 ‘생태산업단지(EIP)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대구 성서 산업단지관리공단 환경사업소와 함께 ‘성서폐수처리장 방류수 재처리를 통한 공업용수 활용 네트워크 구축’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2만4000평 규모의 성서공단 폐수종말처리장에는 하루 5만톤의 폐수가 유입된다. 성서공단에 자리 잡고 있는 2500여 업체 중 180여 업체가 폐수를 배출하고 있다. 폐수는 폐수종말처리장에서 엄정한 정화과정을 거쳐 낙동강으로 방류된다.
폐수는 하수보다 독성이 강하고 처리가 까다롭기 때문에 재이용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멤브레인을 활용한 시노펙스의 시스템은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수준까지 폐수를 효율적으로 처리해 공업용수로 재이용할 수 있다.
이 회사 배광일 팀장은 “사실상 사람이 마셔도 안전할 정도로 깨끗하게 처리된다”며 “단지 폐수라는 인식 때문에 공업용수로만 재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식각 공정 등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불산폐수까지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방류수와 시노펙스의 재이용 시스템을 거친 처리수는 얼핏 보기에도 색이나 냄새 등에서 차이가 났다.
시노펙스의 시스템은 폐수가 낙동강으로 방류되기 직전 단계에 활용된다. 경제성과 수질 등을 분석하기 위한 시범시설이기 때문에 하루 30톤의 방류수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만들어졌다. 향후 사업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지금의 설비보다 훨씬 큰 규모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배 팀장의 설명이다.
시노펙스는 수처리 기술을 비단 폐수처리 활용에만 머물지 않고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독도에 자체 기술로 개발한 해수담수화 시스템을 적용한 바 있고, 경기도 이천 패션물류단지의 오수처리시설 공사와 전남 해남의 김치제조업체로부터 염분회수 시스템을 수주하기도 했다.
대구=유선일기자 ys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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