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조7000억원의 유상 증자를 통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최대 주주에 등극했다. 삼성SDI는 증자에는 참여했지만 3000억원만 증자, 2대 주주로 떨어졌다.
SMD는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50대 50 합작사로 출범했다. 이번 증자를 통해 양 사의 지분율이 변화하는 것은 물론 향후 SMD의 사업 향방에서 삼성전자의 입김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1일 공시를 통해 SMD가 추진하는 3조4000억원의 유상 증자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증자 규모는 1조7000억원으로 삼성전자는 SMD의 주식 64.4%(4365만주)를 보유한 최대 주주가 됐다.
삼성SDI도 이날 공시를 통해 3000억원을 SMD에 유상 증자함으로써, 신주 취득 후 지분율이 35.6%(2417만주)로 변했다고 밝혔다.
SMD는 올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설비 증설 등을 위해 총 5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증자를 통해 3조4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삼성SDI가 삼성전자와 같은 1조7000억원을 증자하지 않고 3000억원만 참여함으로써, 1조4000억원의 실권주는 미발행으로 유보됐다. SMD는 향후 소요 자금 발생 추이에 따라 실권주 처리 방침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SMD 관계자는 “이번 증자와 내부 유보금(2조원) 충당을 통해 올해 5조4000억원의 시설 투자액을 조달할 계획”이라며 “이번 증자로 삼성전자가 최대 주주가 된 셈”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SMD의 이사 선임권 등 지분율대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이 같은 지분율 변화에 따라 향후 SMD의 사업 향방 및 삼성전자로의 인수 여부 등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세계 시장을 석권한 SMD의 AM OLED 사업에 대한 삼성그룹 내부의 육성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시장이 겹치는 LCD 사업과의 통합 여부 등에 대한 설들이 끊임없이 제기됐었다. 삼성전자의 LCD 라인에 설치된 장비의 60~70%는 AM OLED 라인에도 그대로 사용될 수 있어 이번 삼성전자 최대 주주 등극이 투자를 최소화하면서 AM OLED 사업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삼성전자가 SMD의 최대 주주에 등극함으로써 향후 SMD의 최종 인수 여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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