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여파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폭발 사고가 잇따르면서 ‘방사능 물질 유출’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 도호쿠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지역은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유출로 피해가 심각하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에서 근로자 6명이 높은 방사능에 노출됐다고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20일 밝혔다. 현재 일본 원전 작업자들은 정상인이 1년간 허용된 1밀리시버트의 150~350배 상황에서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150~350밀리시버트가 방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로 인해 일부 농작물에서도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 수돗물에 이어 인근에서 재배된 유우와 시금치를 비롯한 3~4개 식품에서는 기준 허용치를 넘어서는 방사선 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능’의 정체는=우라늄·플루토늄과 같은 원자량이 매우 큰 원소들은 핵이 무겁다. 따라서 상태가 불안정해 스스로 붕괴를 일으킨다. 이러한 성질을 가진 원자핵을 방사성 핵종(核種)이라 한다. 자연계에는 우라늄·라듐을 비롯해 원자번호가 비교적 큰 약 40종에 이르는 원소의 원자핵이 이에 속한다. 방사선이란 불안정한 원자 또는 원자핵이 안정한 상태로 변하는 과정에 방출되는 입자 또는 광자를 말한다. 방사선은 α(알파)선, β(베타)선, γ(감마)선 등이 있다.
이 방사선을 방출하는 세기가 방사능이며 방사능을 가진 물질은 방사성 물질이라 부른다.
◇방사능 피폭=방사능 피폭이란 방사성 물질에 의해 환경·음식물·인체가 오염되는 것을 포괄한다. 방사성 오염도 같은 말이다. 주로 핵실험으로 방사성 낙진이나 원자력 시설에서 방출된 방사성 폐기물 등에 의해 오염된다. 특히 방사성 물질 중 세슘-137(137Cs), 방사성 아이오딘 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세슘-137은 호흡기를 통해 유입 후 위장과 근육 등에 모여 지속적인 피폭을 유발시킨다. 방사선 아이오딘 역시 호흡에 의해 인체 내부에 유입돼 갑상선에 모인 후 감마선이나 베타선을 방출해 방사선에 의한 인체 내 장기가 피폭 받는 결과를 가져온다.
방사능에 피폭됐을 때 사용하는 치료약물로는 안정화아이오딘와 플루시안 블루가 대표적이다. 안정화아이오딘은 방사성아이오딘에 노출되기 24시간 전에 섭취해 갑상선에 방사성아이오딘이 흡수되는 것을 방지한다. 방사선 피해를 입었을 경우 대개는 피해를 입은 지역의 땅을 모두 걷어내야 한다.
세슘-137은 반감기가 30년, 아이오딘-131은 8.05일, 무거운 핵종으로 날아가지 않고 가라앉는 스트론튬은 50.4일이다. 그러나 핵연료 일부에 해당하는 플루토늄-239는 2만4000년, 우라늄-238은 무려 45억년에 이른다. 예를 들어 1톤의 우라늄이 500㎏으로 줄어드는데 45억년이 걸린다는 얘기다. 우라늄-238은 핵연료의 95%를 차지한다.
◇왜 방사선 누출이 아직도 이어지나=우선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되고 있는 방사선은 원자로 내 냉각수만 투입하면 바로 해결된다. 그러나 문제는 냉각수를 투입할 장비가 해수투입과 폭발 등으로 정상 작동할 것이냐다. 전력계측기 등이 물에 젖었을 경우 작동하지 않을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을 가정했을 때 여전히 잔열이 원자로 안전의 핵심요인으로 남는다. 이 잔열은 원자로가 정지했을 때 핵연료에 남아 있는 열로, 100만㎾의 전기를 생산하는 원자로로 가정했을 때 효율 30%정도를 감안하면 300만㎾의 열을 생산하고, 원자로를 정지하더라도 1만초 후 300만㎾의 1%에 해당하는 3만㎾의 열이, 11일 후에도 0.1%인 3000㎾의 열이 남아있게 된다.
◇국내 방사선 영향=최근 일본에 체류하던 한국인들이 입국해 4명이 방사능 검사 결과 피폭 반응을 보였지만 미약한 수준으로 방사능 피폭증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국제공항은 지난 17일부터 방사능 물질 검사기를 설치, 입국 승객들 중 희망자에 한해 방사능 검사를 했다. 18일 오전 9시부터 김해국제공항과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도 실시 중이다. 당초 원전 주변에서 사는 입국자 3명에게서 기준치 이상의 방사선 물질이 검출됐다. 그러나 현재 1명이 추가돼 방사능 오염 입국자가 4명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모두 귀가조치 된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청도 방사선 검사에 나섰다. 식약청과 농림수산식품부는 음식과 농산물 등에 대한 방사선량을 검사하게 된다. 특히 일본에서 수입된 재료들이나 축산물, 혹은 원양어획물 등에 대해서는 세슘 노출량 등을 측정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국내 환경방사능 수치를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20일 현재 전국토 환경방사선량률 범위는 77(제주 고산)∼187(속초)nSv/hr으로 전 지역 모두 정상 준위다.
<표>방사능 비상시 행동요령
-방사선은 오감 감지가 불가능해 주관적 판단과 행동 금물
-라디오, TV, 민방위 조직 등을 통한 정부의 지시를 전적으로 신뢰
-외출을 삼가고 옥내에 대피하며, 소개가 필요 시 비상대응요원의 안내에 따름
-비를 맞지 말며, 외출 시 우산이나 비옷을 휴대
-우물이나 장독 등은 뚜껑을 덮을 것
-음식물은 실내로 옮기고, 야외에서 음식 취식 금지
-오염검사를 한 후 허용된 음식물 이외에는 섭취 금지
-가축은 축사로 이동, 사료는 비닐로 덮을 것
-야채, 과일 등 채소류는 씻어서 섭취
-집이나 사무실 창문은 닫아서 외부 공기 유입을 최소화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방사능 피폭선량별 신체적 증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