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가 설계 및 시공 단계에서부터 지진 후 대응에 이르기까지 각종 결함과 안전문제 등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원자력발전소는 그동안 원전 운영사와 정부와의 유착관계, 안전 문제를 눈감아 준 규제 당국의 안이한 감독 등 총체적인 부실을 안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 소속 작업원들은 과거 원전 연료를 재사용하기 위해 기계를 이용하는 대신 우라늄을 스테인리스 양동이에 담아 손으로 혼합하도록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작업원 수백명이 방사능에 노출됐으며 이후 이들 가운데 2명이 숨지기도 했다.
한때 도쿄전력 소유 원전에서 근무했던 수가오카 케이는 "모든 것이 비밀이었다"며 "업계에는 충분한 투명성이 보장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수가오카는 1989년 자신이 일하던 원전의 증기 파이프에 균열이 생긴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편집해서 균열이 간 흔적을 지우는 작업을 하라는 지시를 받고 경악했다.
그는 당시 도쿄전력의 상사들에게 원전 파이프에 균열이 가 있는 상황을 보고했지만 본사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수가오카는 2000년 이를 폭로해 도쿄전력 지도부 3명이 해고됐다.
안전 문제를 둘러싼 수많은 비밀들과 이를 숨기기 위한 은폐 시도들은 지난 50년동안 일본 원자력발전 업계의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도쿄전력은 현재 전력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으며 지난달 수명이 다한 후쿠시마 원전 원자로 1호기의 가동 기간을 10년 연장한 정부의 결정으로 한껏 고무됐었다.
원전 운영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든든한 지원과 반대를 달가워하지 않는 문화 때문에 규제당국도 철저한 안전점검을 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다 설계부터 시공 과정에 이르는 부실 의혹도 이번 사태에 한 몫 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후쿠시마 원전 설계에 참여했던 오구라 시로는 지난 16일 도교 외신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설계 당시 "(지진에 대해) 무지에 가까운 상태였다"고 시인했다.
후쿠시마 원전 건설에 참여했던 배관 전문 현장감독 히라이 노리오의 폭로글도 최근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97년 사망한 히라이는 "원전에서도 원자로 내부에 철사가 들어 있었다던지 배관 내부에 도구나 공구를 넣은 채 배관을 연결해버리는 등의 실수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후쿠시마 원전에 설치된 것과 동일한 모델인 제너럴 일렉트릭사(GE)의 마크1(Mark1)형 원자로에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잇는 결함이 있다고 데일 G.브라이든보 등 3명의 기술자들이 35년 전 문제를 제기했었던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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