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과제로 ‘물가안정’을 꼽았다. 최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결정 이후에도 물가 상승에 대해 우려를 표명함에 따라, 앞으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주최 ‘글로벌 금융경제여건 변화와 한국경제의 과제’ 강연에서 “한국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는 물가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 “글로벌 위기의 극복과 경기상승에 따라 수요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월 4.1%에 이어 2월 4.5%로 나타나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 상한치인 4%를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 요인으로 국제원자재가격 상승, 수요압력,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대 등을 꼽은 그는 “앞으로도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 정도는 하반기보다는 상반기에 더 집중될 것으로 분석했으며 그 배경으로는 하반기 국제원자재가격이 안정될 것을 들었다.
김 총재는 또한 “최근의 인플레이션은 공급측 요인, 수요측 요인 등 매우 다양한 요인에서 비롯되고 있어 정책적 측면에서의 다각적인 대응이 요구된다”며 “특히 공급측 요인에 기인한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을 통해 임금상승과 같이 다른 부문으로 확산하는 2차 효과를 적절히 차단하는 것이 거시경제 및 통화정책 측면에서 긴요한 정책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리나라의 환율 일중변동성이 높다는 점에 대한 대응 필요성도 역설했다. 김 총재는 “지난해 원·달러 환율의 일중 변동성은 0.60%로 주요 25개국 가운데 4번째로 높았다”면서 △선물환포지션에 대한 규제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에 대한 원천과세 환원 △하반기 중 도입 예정인 외환건전성 부과금 제도 등을 통해 금융·외환시장 안정성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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