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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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가파른 유가상승으로 대중교통 이용객이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경제적일 뿐 아니라 편리하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이용률 제고에는 ‘교통카드’도 한몫을 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 교통기관, 교통카드 사업체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한 장의 카드로 대부분 지역의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하다. 전국적인 망을 갖춘 편의점과 외식업체에서도 결제할 수 있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 이동통신사는 근거리무선통신(NFC Near Field Communication)을 활용한 시범서비스를 모두 마친 상태다.

 스마트카드 활용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비교되는 국가가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 일본의 사례다. 홍콩의 옥토퍼스(Octopus) 서비스는 우리나라의 티머니 서비스 출시 전까지 세계적으로 으뜸 스마트카드 활용 사례였다. 물론, 지금도 훌륭한 서비스로 칭찬을 받고 있고, 일반 유통 사용건수가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많다. 싱가포르도 스마트카드가 대중교통을 포함, 일반 유통점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최근 서울의 통합거리 비례 환승제를 벤치마킹하여 유사한 모습으로 카드와 정산시스템을 개편하는 등 활성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은 스이카, 파스모 등 다수의 교통전용카드와 나나코, 와온 등 유통전용카드가 있으나 사용에 제약이 있다. 모두가 펠리카(Felica) 형식의 스마트카드이나 호환이 어렵다. 도쿄지역 교통카드를 오사카에서는 이용할 수 없고, 버스에서의 호환사용은 불가능하다. 나나코를 가진 고객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는 이용할 수 있지만 로손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펠리카 형태의 스마트카드를 최초 개발해 홍콩과 싱가포르에 공급하기도 한 일본이 정작 자국에서는 호환 서비스를 안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년 연말 출간된 “펠리카의 진실-소니가 기술개발에 성공하고 비즈니스에 실패한 이유”를 살펴보면 펠리카 플랫폼 사용을 전제하였으나, 한 장의 카드로 다양한 교통기관이나 유통점에서의 사용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비즈니스 모델, 즉 제공할 서비스를 먼저 생각하고 스마트카드를 개발하였기 때문에 성공한 것과 대비된다. 비즈니스 모델 구상의 차이였다.

 지난 11월 파리에서 해마다 열리는 스마트카드 관련 전시회에 다녀왔다. 전시회 참관 전 휴양도시 니스를 잠시 들려 NFC 시범운영을 경험해 보았다. 지방자치단체, 이동통신회사, 대중교통회사, 신용카드회사가 열정적이고 유기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NFC칩을 장착한 약 3000대의 휴대전화로 대중교통과 유통점에서 스마트카드처럼 결제하고, 주요 관광지의 QR코드와 같은 식별코드를 휴대폰 카메라로 인식하여 유적지 유래를 여러 국가 언어로 된 동영상, 문자 및 음성으로 안내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왜 10여 년 전에 규격화된 기술 NFC가 지난해부터 이동통신, 신용카드, 휴대폰 메이커 등 여러 산업계의 관심사로 대두한 것일까? 애플과 구글이 차세대 휴대폰 표준으로 채택한다는 발표가 있고부터라고 생각한다. 여러 나라에서 NFC를 활용한 시범서비스를 고민하고 있는 즈음, 일본의 펠리카 사례처럼 서비스를 담는 그릇으로서만 표준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장래 펼쳐갈 서비스와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를 설정하고 담을 그릇과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융합에 의한 가치 창출’에 투자하여 고객으로부터 사랑 받고, 여러 국가로부터 배우고 싶어하는 서비스모델을 창출하고 사업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계현 한국스마트카드 대표이사 ghpark@koreasmartcar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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