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무주공산 CIGS 태양전지시장을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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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쇼와셸 자회사인 솔라프론티어는 지난 2월 중순 세계에서 가장 큰 CIS 박막 태양전지 생산 공장을 가동했다. 연간 생산능력만 600㎿로 CdTe 방식인 미국 퍼스트솔라를 제외하고는 세계 최대 박막 태양전지 공장이다. 결정형 태양전지 업체에도 뒤지지 않는 규모다. 솔라프론티어는 총 12억달러를 투입해 2012년까지 이를 1GW로 늘릴 계획이다.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는 CI(G)S 방식으로는 첫 대량생산이기 때문이다. 기술적 장벽에 막혀 그동안 CIGS는 수많은 장점에도 양산 규모가 30~50㎿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CIGS 기술은 이제 연구실을 벗어나 생산 공장으로 넘어가는 단계다.

 ◇CIGS 신대륙을 점령하라=CIGS 박막 태양전지는 이제 막 빛을 보기 시작한 기술로 아직 세계 시장을 선점한 업체가 없다. 지난해 시장 규모가 전 세계 태양광 시장의 1.5%에 불과할 정도로 작아 선점이라는 말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러나 10년 후면 태양광 시장의 10% 이상을 CIGS가 차지할 것으로 유럽태양광산업협회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대륙을 차지하기 위한 태양광 기업의 투자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스티온은 지난 1월 미시시피 지역에 1억달러를 투자해 2012년까지 100㎿ 규모 CIGSSe(구리·인듐·갈륨·황·셀레늄) 박막 태양전지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향후 6년간 5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스티온은 대만 TSMC와도 협력해 2012년까지 200㎿급 CIGS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국내 최대 태양광 업체인 현대중공업은 프랑스 생고방과 손잡고 CIS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생고방의 자회사인 아반시스와 합작사 ‘현대아반시스’를 설립하고 2015년까지 400㎿ 규모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결정형에만 집중하다 확대되는 박막 시장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결정형과 함께 박막 태양전지 사업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물밑에서 진행되는 삼성과 LG의 CIGS 기술력 대결도 볼만하다. 지난달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태양광 전시회에서 삼성전자는 대면적 CIGS 모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LCD사업부를 통해 경기 기흥에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기술력 확보를 위해 미국과 일본 등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체 연구 인력만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LG이노텍에서 CIGS를 연구하고 있다. LG이노텍은 경기 오산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할 정도로 양산 수준에 접근해 있다. 삼성과 LG는 기술력 노출을 극도로 꺼리고 있으나 실험실 효율이 최대 16%에 달할 정도로 빠른 기술진보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선전도 기대된다.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제조업체 대양금속은 미국 비코와 협력해 장비를 개발했으며 현재 충남 예산에 양산라인을 설치 중이다. 6월까지 25㎿급 생산능력을 확보한 후 하반기부터 국내 최초로 CIGS 전지를 양산할 예정이다. 대양금속은 특히 세계적으로 드물게 유리 기판이 아닌 스테인리스 기판을 사용하기로 해 향후 시장 반응이 주목된다. 이밖에 텔리오솔라와 에스엔유프리시젼 등이 CIGS 관련 전지와 장비를 개발하고 있으며 다양한 대기업들이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 발 앞선 양산기술 확보가 관건=CIGS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어려운 양산기술 때문에 중국 업체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모든 태양광 기업의 최대 고민인 ‘중국 리스크’를 피해갈 수 있는 해법인 셈이다. CIGS의 최고효율은 실험실에서 20.3%, 모듈에서 16.29% 정도다. 이는 결정형 태양전지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며 박막 전지 가운데는 압도적인 성능이다. 그러나 구리와 인듐·갈륨·셀레늄 4개 원소를 정밀하게 다뤄야하기 때문에 실제 양산에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가장 큰 문제는 단일한 CIGS 층을 형성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4개 원소가 결합해 CIGS 층을 형성해야 하는데, 이 외에도 구리와 셀레늄이 결합해 구리·셀레늄(C+S)을 만들거나 인듐과 셀레늄이 결합해 인듐·셀레늄(I+S)을 형성해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또 면적이 넓어지면 기판 전체에 4개 원소를 골고루 증착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기판 위치마다 효율이 달라지는 문제가 생기는데 전체 효율은 가장 낮은 효율을 따라간다. 예를 들어 기판 중앙 효율이 15%고 가장자리 효율이 10%라면 기판 전체 효율은 10%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퍼터와 유기금속화학증착기(MOCVD) 등 전 세계적으로 4개 원소를 효율적으로 증착하기 위한 장비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완벽한 장비는 나오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국 ‘태양광은 장비 놀음’이라는 업계의 속설이 CIGS 박막 태양전지 분야에서도 다시 한 번 증명될 것으로 보인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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