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LG-소니 특허 분쟁 조사 개시
‘LG의 결정타냐, 소니의 숨고르기냐?’
LG전자와 소니 간 벌어지고 있는 게임기·디지털 TV 등 특허 분쟁 향방을 좌우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조사가 시작됐다.
7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 ITC는 LG전자가 소니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 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LG전자가 미국에서 특허 침해 문제를 삼은 건 소니 TV ‘브라비아’와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다. LG전자는 지난달 4일 블루레이 기술과 신호수신 및 처리에 관한 기술 등 8가지 특허를 소니가 디지털 TV와 게임기에 부당하게 사용했다며 ITC에 해당 제품의 미국 수입 및 판매 금지를 주장했다.
이번 조사는 소니의 침해 혐의를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닌,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기초 조사 성격이어서 미 ITC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하지만 이미 유럽 법원에서는 지난 2월 말 소니의 LG전자 특허 침해 사실을 인정한 바 있어 소니로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소니는 네덜란드 헤이그 민사 법원의 수입 금지 판정으로 지난 2월 말부터 매주 10만대씩 수출하는 플레이스테이션3의 유럽 판로가 막혀 있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결정이 내려질 경우 미국과 유럽, 세계 양대 게임기 시장을 잃는 뼈아픈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체 매출의 12~13%를 차지하는 소니의 게임기 사업은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에서의 특허 분쟁은 TV 사업과도 맞물려 있어 패소했을 때 입게 되는 상처는 유럽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니는 수입 금지를 결정한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에 항소할 뜻임을 밝혔다. 소니는 또 작년 12월과 2월 LG전자를 대상으로 각각 제기한 휴대폰 및 LCD TV·모니터 특허 침해 소송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LG전자와 소니의 특허 분쟁이 세계 TV 시장을 놓고 재현된 것으로 분석했다.
2010년 12월 28일: 소니, LG전자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 LG전자가 휴대폰에 자사 특허 무단 사용했다며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 수입 금지 제소.
2011년 1월 27일: 미 ITC 소니 소송건 조사 시작.
2011년 2월 4일: LG전자, 소니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 소니가 TV와 게임기에 자사 특허 무단 사용했다며 ITC에 수입 금지 제소.
2011년 2월 10일: 소니, LG전자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 LG전자가 TV와 모니터에 자사 특허 무단 사용했다며 ITC에 수입 금지 제소.
2011년 2월 말: 네덜란드 헤이그 민사법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 10일간 수입 금지 판정.
2011년 3월 4일: 미 ITC LG전자 소송건 조사 시작.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