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트렌드 2.0] 중동 민주화 `들불`에 우리 경제 손 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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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지역의 민주화 운동이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으로 확산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 이상 올라 제3차 석유파동(오일쇼크)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 경제 역시 성장률 급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중동 민주화 도미노의 경제적 파장’이라는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심각한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200달러 이상으로 폭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중동 민주화 운동의 원인으로 △독재정권에 대한 정치적 불만 △생활고 △인터넷 확산 등을 들었다. 고실업과 독재정권의 부패, 빈부격차에 대한 불만이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 각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특히 리비아는 세계 12대 원유 수출국으로 국제석유시장에 직접적인 공급 차질을 불러온다. 이미 리비아의 원유 생산은 평소의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상태다. 국제 유가는 앞으로 중동 정세의 전개에 따라 △안정화 △순차적 위기 △제3차 오일쇼크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리비아 사태가 3개월 이내에 안정되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으면 유가는 5달러가량 소폭 하락하겠지만, 알제리·수단·바레인 등 중소형 산유국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 유가는 약 10~40달러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2008년의 정점인 배럴당 147달러를 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연구원 측은 분석했다.

 만약 사우디·이란 등 거대 산유국으로 민주화 운동이 전파될 경우, 유가가 200달러 이상으로 폭등하며 세계 및 국내경제에 심각한 위축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1, 2차 오일쇼크 당시 국제유가 상승률은 최고 유가 기준으로 각각 134.6%, 166%였다”며 “이를 3월 2일 기준 109.04달러인 국제유가에 적용하면 배럴당 256~290달러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특히 국내경제는 세계경제보다 유가 상승에 따른 성장률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나므로 2008년 산업연관표 기준으로 유가 10% 상승은 국내물가를 0.7% 상승시키는 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이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아직은 중동 사태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등의 거대 산유국으로까지 파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세계경제의 건실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산유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중동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원유수입처 다변화, 대체 에너지 개발 및 보급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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