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문화를 바꾸기 위한 제 넘버원 임무는 오전 9시에 출근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8일 신입사원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유연근로제 도입을 주문했다.
`9시 출근, 6시 퇴근`이라는 정형화된 근로시간 틀에서 벗어나 시간과 장소에 구속받지 않고 일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최 회장은 "예전에는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제시간에 나와서 같은 시간에 일을 해야만 최고 성과들이 나왔지만 지금은 다 지났다"면서 "창조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면 굳이 9시까지 나올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교육이나 SK에서 일하는 방법과 습관들도 여전히 과거 산업사회를 답습하고 있다"며 "이를 바꾸는 것이 저의 큰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사촌형제인 최신원 SKC 회장 측 계열 분리 모색을 염두에 둔 듯 그룹 계열사 간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다 모이면 그룹인데 SK텔레콤이야, SK건설이야, SK해운이야 이렇게 자르지 말자"며 "하나하나가 따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합쳐질 때 행복의 크기가 커진다"고 말했다. 계열 분리를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문화적인 소통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조금 더 오픈마인드로 마음을 열고 남의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SK차이나에서도 중국인 직원들이 더 많아지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문화를 창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과거에 SK가 말하는 행복은 이윤 극대화였지만 지금은 행복 극대화로 철학이 바뀌고 있다"며 "회사 전체가 행복해져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최 회장은 "지난해 SK그룹은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5조8000억원, 순이익 5조원이라는 최대 성과를 냈다"며 "그룹 역사 58년 만에 베트남 국가경제 GDP(100조원)와 같아졌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가 자동차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새로 자동차 회사를 세우면 SK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구입하는 자동차 회사와 간접 경쟁하는 문제가 있다"며 "(배터리에서 자동차까지)수직계열화를 얼마나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매일경제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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