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은 ‘원, 투, TM리’가 연이어 터져야 합니다. 그래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 연속해서 제품이 나오지 않으면 반짝 상품으로 금방 기억에서 잊힐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리버 CTO를 맡고 있는 이원조 부사장(51)은 “신제품이 늦은 것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이리버만의 색깔을 분명히 낼 수 있는 제품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리버는 올해 MP3플레이어에서 PMP, 전자사전까지 기존 제품과 확실히 선을 그은 제품을 연이어 내놓을 예정이다. 이미 MP3 ‘U100’을 출시해 시장이 죽었다는 분석이 무색할 정도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조만간 출시할 전자사전 ‘딕플 D2000’도 출시 전부터 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이 부사장은 2011년 아이리버 신제품 라인업을 주도한 인물이다. 지난해 6월에 합류해 새로운 아이리버 색깔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100%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제품이라는 확신에서 지난달 ‘U100’을 공개했다. “개발에 착수하면서 크게 세 가지를 염두에 두었습니다. 무엇보다 들고 다니기 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얇고 가벼워야 하며, 마지막으로 배터리 수명이 길어야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기본 기능을 빨리 개선하는 게 아이리버 제품의 색깔을 찾을 수 있다고 본 것입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8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만큼 수월치 않았다. 원래 계획보다 출시도 다소 지연됐다. 의욕은 앞섰지만 대기업과 개발 환경이 다를 뿐더러 칩 세트, 유저 인터페이스 등 기본 설계를 다시 했기 때문이었다. “중소기업이 사실 한 달 간격으로 신제품을, 그것도 분야가 각기 다른 제품을 내놓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거의 연구원들이 밤낮없이 매달리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2~3개월 늦췄습니다. 출시 일정은 늦어졌지만 최근 2~3년 동안 나온 제품 중에서 가장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야심작입니다.”
이 부사장은 줄곧 대기업 연구소에서 일했다. 대우통신 연구소를 시작으로 LG전자에서 10년 가량 생활했으며 KT테크를 거쳐 아이리버에 합류했다. 아이리버는 그가 거친 연구소 중에서 가장 규모가 작다. 더구나 그는 휴대폰 전문가다. LG전자부터 줄곧 단말 분야에 집중해 왔다. 아이리버 라인업과 조금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가장 애정을 가진 업체라고 자부한다. “아이리버는 규모는 작지만 다른 기업과 분명히 다릅니다. 아직도 아이리버만의 골수팬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력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주춤하지만 저력이 있는 업체입니다.”
이 부사장은 올해 기대를 거는 제품이 ‘e북’과 ‘태블릿’이다. e북은 스마트폰 등 스마트 디바이스에 밀려 고전하는 상황이고 태블릿PC는 이미 전 세계에서 80여개 모델이 나올 정도로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결론적으로 두 시장 모두 만만하지 않다.
아이리버는 좀 다른 관점에서 이들 제품을 고민하고 있다. “e북은 100달러 이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습니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가 있다고 하지만 e북만큼 책 읽기에 최적화한 단말기는 없습니다. 이 수요를 겨냥한 제품을 준비 중입니다. 태블릿도 마찬가지로 이전에 스마트폰을 확대한 수준이 아닌 좀 특화한 형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 부사장은 “첫 번째 제품보다 두번째 제품이 당연히 더 좋을 수밖에 없다”며 “아이리버의 진짜 제품은 올해부터 시작”이라고 힘 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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