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농구 게임 ‘프리스타일’은 2007년까지 조작법에 익숙치 않은 초보 게이머들에게 진입 장벽이 높았다. 이 와중에 프리스타일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아래 ETRI의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했다. 사용자가 제어하지 않는 캐릭터(NPC)들도 게임 상황에 맞게 자율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초보 게이머들은 NPC를 상대로 기본적인 조작 방법과 특성 등을 학습할 수 있게 됐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이를 기반으로 미국 250만달러, 중국과 대만에 80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7개국에 서비스 중이다.
#수학을 싫어했던 초등학교 3학년 이창규군은 이제 수업시간만 손꼽아 기다린다. 컴퓨터와 마크를 사용해 재미있게 공부하기 때문이다. 이 군은 워크시트 위에 3차원 직육면체를 증강시키고 면·모서리·꼭지점을 표시한다. 스크린을 터치해 직육면체 전개도도 펼쳐본다. 이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한 ‘실감형 학습 시스템’ 기술로, 현대영어사 외 5개 기업이 10억원가량을 지불하고 기술이전을 받았다. 향후 전국 1000여개 기업에서 활용해 500억원의 연관 매출을 올릴 예정이다.
올해로 우리나라 문화기술(CT)이 정부의 첨단 기술산업 6T 중 하나로 선정된 지 10년이다. 그간 CT 기술개발 성과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6~17일 양일간에 걸쳐 코엑스 E홀에서 ‘문화기술 R&D 성과발표 2011’ 행사를 개최한다. 전문가 워크숍에는 증강현실과 3D 제작기술 등 최신 CT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하여 강의와 토론을 할 예정이다.
◇그간 분야별 성과는=현재 문화부에서 CT 중점 추진 분야는 크게 6개다. 게임, 영상뉴미디어, 가상현실, 융복합, 창작공연전시, 공공문화 등이다. 이 중 CG기술은 ‘디지털크리처’(인간은 물론 동식물, 외계괴물 등 생명체를 실사수준으로 표현하는 것) 등을 통해 ‘괴물2’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스크린 골프 등 가상현실 기술은 1만5000명의 간접고용창출 효과를 내는 것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등 30여개국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D 동영상의 3D 입체 동영상 변화, 3D 입체 촬영 제작 등 CT와 관련한 세부 기술은 선진국에 근접한 상태다.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총 147건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며 특허 103건, 논문 288건, 기술활용 114건, 기술상용화로 149억원의 매출 등을 올렸다. 지난 2010년에는 CT관련 논문 326건, 특허는 200개가 출원 등록되었으며, CT과제의 기술이전 성과는 국내외 총 16건, 3억4120만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향후 과제는=올해 문화기술 R&D 예산은 총 731억원이다. 이는 산업규모나 성장 가능성에 비하면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예산이 적다보니 R&D 프로세스를 상시 전담할 인력도 부족했다. 이에 문화부는 올 2012년까지 국가 R&D 예산의 2%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CT 관련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문제도 남아있다. 문화부는 올해 2014년 개원을 목표로 ‘문화기술연구원’(가칭) 신설을 추진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문화기술연구원이 만들어진다면 문화예술과 연계한 융합기술 연구, 대형 국책성 R&D 등이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문화부는 상반기 중 설립 방안을 수립하고 하반기에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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