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쉐보레 브랜드로 국내에 출시하는 첫 차, 올란도를 미리 시승했다. 올란도는 간단히 말해 7인승 미니밴이다. 하지만 GM대우는 이 차를 ‘ALV’, 즉 ‘액티브 라이프 차량(Active Life Vehicle)’이라고 부른다. 패밀리 밴의 공간과 실용성은 물론이고 SUV의 스타일과 세단의 승차감을 한데 아우른 신개념 차량이라는 설명이다.
신차발표회는 자동차극장을 연상시키는 실내 세트에서 진행됐다. 시승자들은 줄지어 주차된 수십 대의 올란도에 나누어 탑승한 뒤, 전방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과 무대를 통해 신차의 이모저모를 소개받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올란도의 극장식 바닥 설계에서 힌트를 얻은 모양이다. 3열로 배치된 올란도의 시트는 뒤로 갈수록 앉는 위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뒷좌석에서도 시야가 좋다. 다만 외관에서 보듯이 지붕은 뒤로 갈수록 낮아지기 때문에 3열 승객은 천장에 머리가 닿기 쉽다.
그래도 그 동안 보아온 ‘옹색한 7인승’보다 나은 것은 성인들도 그럭저럭 앉을 수 있을만한 다리공간과 앉은 자세를 실현했다는 점이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플랫폼을 활용하되 축간거리를 충분히 늘린 결과로 보인다. 차체 크기는 올란도가 6.5㎝ 더 길다.
시트의 활용성도 뛰어나다. 2열은 등받이 각도조절이 가능하고, 3열과 함께 앞으로 접으면 넓고 평편한 짐 공간이 얻어진다. 3열은 손잡이 하나로 머리받침과 등받이를 한꺼번에 접을 수 있게 해 편리하다. 가족용 차량을 지향한 만큼 각 좌석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납공간의 배치에도 신경을 썼다. 운전석에서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 뒤에 앉은 탑승자들을 볼 수 있도록 한 ‘컨버세이션 미러’도 차의 성격을 말해준다.
운전석에 앉은 첫 느낌은 라세티 프리미어와 흡사했다. 디자인 언어가 반복되고 있는데다가 차의 폭 자체가 그대로인 탓이다. 보기 좋은 디자인과 별개로 실내 마감재질이 딱히 좋은 것은 아니지만 시승차의 경우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알루미늄 타입의 장식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운전공간에서의 압권은 역시 오디오 조작부 뒤로 감춰진 비밀 수납공간이다. IT강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에 걸맞은 자동차 디자인을 해냈다는 것이 GM대우 디자인팀의 자랑이다.
올란도는 일단 앞바퀴 굴림의 2.0ℓ 디젤 모델만 출시된다. 새로운 163마력 가변 터보차저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탑재했는데, 소음과 정숙성 면에서 경쟁사에 뒤졌던 이전의 모습은 찾을 수 없게 됐다. 저속에서의 토크 또한 강점으로, 시승차의 6단 자동변속기와 잘 어울려 무겁지 않은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다만, 자동변속 모드에서의 킥다운은 반응이 다소 더디게 느껴졌다. 조향 반응이나 코너링, 고속주행 안정성은 만족스러웠다. 자연스레 라세티 프리미어와의 관계를 연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시승차의 18인치 휠, 타이어 조합은 승차감을 해치고 있었다. 올란도 자동변속기 모델의 공인연비는 ℓ당 14.0㎞이고 80㎞를 주행한 이번 시승에서는 ℓ당 9.2㎞의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쉐보레 올란도는 GM대우의 설명처럼 미니밴뿐 아니라 SUV와 세단 등 여러 차종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만한 매력을 지녔다. 현재 국내시장에서는 명확히 겹치는 경쟁모델이 없는데다가, 쉐보레 배지를 달아 외제차 분위기가 나는 것도 의외로 많은 이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장점이다. 쉐보레 브랜드의 첫 타자로서 제 역할을 잘해낼 듯싶다.
민병권기자 bkmin@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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