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스마트폰 등 전자책(e북)을 읽을 수 있는 스마트 단말기가 국내에 900만대 이상 보급되면서 e북 콘텐츠는 날개를 단 반면, e북 전용 단말기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e북 독서 인구가 늘어나 콘텐츠 판매량은 지난해 초 월 1만권에서 현재 10만권으로 1년 새 10배 늘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팔린 전용 단말기는 불과 5만대다. 이는 한국에서 e북 단말기가 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스마트기기와 겨루게 되면서 완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선 아마존이 스마트폰, 태블릿PC가 활성화되기 수년 전부터 e북 전용 단말기 `킨들`을 출시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8일 업계 추산을 종합하면 국내 e북 콘텐츠 판매량은 스마트기기에 오른 책 외에 e북 마켓 등 기업에 도매로 공급하는 물량까지 합하면 월평균 약 30만권이다. e북을 파는 기업 매출도 크게 늘었다. 최근 교보문고의 e북 하루 매출이 1000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하루 700만원에 비해 석 달 만에 50%가량 증가했다. 교보문고는 올해 e북 판매로 1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출판사들도 e북 출간을 늘리고 있다. 교보문고에는 매월 새 e북이 1000권 이상 등록된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출판사들은 e북 가격이 낮고 불법복제를 염려해 e북 출간을 꺼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 문학동네가 파울루 코엘류의 소설 `브리다`의 e북을 종이책과 동시에 출간하는 등 유명 작가의 신간이나 베스트셀러가 e북으로 나오는 사례도 늘었다.
장기영 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은 "현재 10만종인 단행본 e북이 올해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교보문고의 e북 판매가 는 것은 지난해 4월 갤럭시A에 e북 구입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기본으로 탑재한 후부터였다. 현재도 전체 e북 중 65%가량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판매된다.
e북 콘텐츠와 달리 전용 단말기는 죽을 쒔다. 삼성전자, 북큐브네트웍스, 아이리버, 인터파크 등이 5~6종의 전용 단말기를 출시했지만 정체상태다.
동영상 재생, 인터넷 같은 다양한 기능이 없고 e북 전용 단말기가 채택한 전자잉크가 흑백 화면만 재생하기 때문이다.
미국 아마존은 지난해에만 킨들을 700만대 이상 팔았을 뿐만 아니라 올해 초부터 킨들용 전자책이 저렴한 대중용 종이책(페이퍼백)보다 15% 정도 더 판매되고 있다. 두꺼운 표지로 장정해 도서관 등에 판매하는 고급 판본(하드커버)보다 세 배 많은 e북이 팔린다.
배순희 북큐브네트웍스 대표는 "스마트 단말기가 e북 콘텐츠 시장을 크게 성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e북 전용 단말기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최순욱 기자 @wook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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