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판매하는 모델 라인업(종류)이 경쟁사에 비해 떨어집니다. 가격정책 실수도 있었습니다. 판매 서비스 네트워크 문제도 있겠고, 작년에는 단기적으로 리콜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렉서스와 도요타가 최근 유독 한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 대해 한국토요타자동차 대표가 공개적으로 자아비판을 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토요타 대표는 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지난해 1월 부임 후 리콜 사죄 기자회견을 한 이래 처음 공개석상에 선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1년 일해보니 많은 점이 놀랍고 배울 만하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인은 매우 근면하고 조직 의사결정 속도도 대단히 빠르다. 무엇보다 강한 리더십이 장점"이라면서 도요타가 부족한 점을 기탄없이 꼽았다.
그러면서 "렉서스 1만대와 도요타 1만대를 합쳐 2~3년 내 2만대를 팔아 한국 시장에서 재기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ㆍ단기적으로 손볼 일이 많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2000년 한국 판매를 시작한 렉서스는 2007년 7520대를 팔아 수입차 점유율 2위까지 올랐고 주력 모델 ES350은 `강남 쏘나타`라 불리며 장기간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지 않는 등 지위가 굳건했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크게 변했다.
지난해 수입차 전체 판매가 50%나 성장하는 동안 렉서스는 23.8% 줄었고 캠리와 프리우스를 앞세운 도요타 모델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가 꼽은 `가격정책 실수`란 렉서스 일부 모델 가격이 한국에서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렉서스는 지난해 9월 ES350 값을 최대 760만원 인하했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부진을 일거에 만회할 대책은 없지만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소형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렉서스 CT 200h와 준중형 세단 코롤라를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해 다시 사랑을 얻겠다"고 말했다.
CT 200h는 렉서스 최초의 해치백이자 렉서스 배지를 달고 처음 나오는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다. ℓ당 25.4㎞인 고연비에 모터만을 동력으로 해 달릴 수도 있어 상품성이 충분하다는 게 그의 관측이다.
가격도 렉서스 모델 중 가장 싼 4190만원부터 시작해 젊은층을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나카바야시 사장은 특히 "3월 출시할 코롤라는 45년간 전 세계에서 3700만대나 팔리며 인기를 얻은 모델인 만큼 한국에서도 도요타 명성을 회복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매일경제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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