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민심의 역학 관계를 분석한 연구보고서가 청와대 내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50%에 육박하는 수치상 지지율에도 바닥 민심을 주도하고 있는 ‘반(反)MB’ 정서가 팽배한 이유를 분석하기 위해 청와대가 외부 전문기관에 직접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이다.
제목도 그럴싸하다. ‘대통령 브랜드 이미지 전략-대통령과 현실 사회인식을 바탕으로 한 이상적 리더에 대한 탐색’. 격주로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을 자체 조사하긴 하지만 청와대가 이처럼 논문에 가까운 전문적 연구를 의뢰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런데 그 분석 결과도 눈에 확 띈다. 높은 지지율에도 국민정서가 나쁜 것의 결론을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이 양극화를 부추긴다’로 나왔다는 점이다. 보고서에는 국민이 우리 사회를 ‘그들 리그’와 ‘우리 리그’로 나눠 인식하고 있는데 ‘전문경영인’ 출신인 이 대통령이 ‘그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또 국정 어젠다로 내세운 ‘친서민’과 ‘공정사회’를 강조하면 할수록 공정하지 않은 사회의 문제가 부각되고 서민과 비서민으로 갈라지는 양극적 집단의식을 되레 고착화시킨다는 언급도 포함돼 있다 한다. 심지어 ‘7급 공무원 같은 대통령’ ‘서민을 위하는 척 한다’는 표현도 있다 하니 충격적이지 않을 리 없다.
이 같은 결과를 보고받은 이 대통령은 어땠을까.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도 상당히 설득력 있는 지적이라고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상당수 참모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인식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보고서는 나름의 결론도 담았다. 국민은 이 대통령에 대해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큰 틀의 어젠다를 제시하고 포용력 있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는 내용이었다.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이 대통령이 국민에게 ‘그들의 대통령’이 아닌 ‘우리의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는 보고서의 제언이 아주 설득력 있게 들린다.
정책담당·정지연 차장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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