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추세치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24일 "올해 실질 GDP 규모가 한은이 추정한 우리 경제의 장기 추세치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가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속도보다 더 빠르게 팽창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장이 지난해 `정상궤도`에 올라선 데 이어 올해는 추월한다는 뜻이다.
이는 외환위기로 경제구조가 현저하게 달라진 2000년대부터 실질 GDP의 추세치를 계산한 값과 GDP의 실적치 및 전망치를 비교한 결과다.
이 국장은 또 "실제 GDP에서 잠재 GDP를 뺀 `GDP 갭(gap)`이 지난해 하반기에 플러스 전환한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는 그 폭이 완만하게 확대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잠재 GDP의 규모나 GDP 갭의 추정치 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숫자를 갖고 있으나 불확실성이 많은 데다 금융시장에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한은이 올해 GDP가 장기 추세치를 웃돌 것이라고 밝힌 배경에는 지난달 발표한 경제성장률의 상향 조정이 불가피한 점도 고려됐다.
이 국장은 "올해 연간 성장률을 4.5%로 전망했지만, 전망의 주요 바탕인 미국 경제의 상황이 한 달 사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미국의 성장률이 애초 예상한 수치보다 0.6%포인트 높은 3.0%를 충분히 넘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인 만큼 우리도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빠른 회복은 무엇보다 수출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수요 측면에서 국내 물가상승 압력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오는 4월로 예정된 한은의 경제성장률 수정전망 발표에서 한은도 정부와 마찬가지로 5% 안팎의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 한은은 물가상승률(3.5%)과 경상수지 흑자(180억달러) 전망치도 높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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