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농촌진흥청 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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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의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지식정보화담당관실은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국 각지에서 정부기관과 기업의 EA 담당자들이 벤치마킹하러 오기 때문이다.

 공공기관 EA 사업은 사실상 성공 사례보다 실패 사례가 더 많다. 사업 중간에 포기하는 기관도 있고, EA를 구축하고도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유명무실해진 곳도 있다. 농진청 역시 초기에는 다른 기관들처럼 비슷한 고민과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속적인 노력과 투자로 지금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9년 말 EA성숙도 3.75로 행정안전부 선정 최우수기관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병연 지식정보화담당관실 전산사무관은 “EA를 처음 도입할 당시만 하더라도 벤치마킹 대상이 될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우여곡절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EA 사업에 투자하고 노력해온 결과”라고 자부했다.

 ◇4년간의 작품, 아직도 과제 많아=농진청 EA는 단기간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2005년부터 검토하기 시작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은 2007년이다. 도입 배경에는 정부의 지침도 있었지만 내부적인 필요성도 컸다. 그동안 일관된 표준체계를 갖추지 않고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왔기 때문에 시스템 간 유기적인 연동이나 통합 작업이 힘들었다. 또 각 부서가 제각각 시스템 구축 작업을 추진해 오면서 시스템들이 중구난방으로 구축돼 복잡했다. 복잡해진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이 EA라고 농진청은 판단했다.

 이 전산사무관은 “EA 도입 당시 선진 사례가 없어 참조할 만한 모델도 없었고, 선도 업체도 어딘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면서 “하나하나 ‘맨땅에 헤딩하기’ 식으로 해결점을 찾아야 했지만 EA 도입이 절실했던 만큼 성과가 바로 나지 않더라도 단계별로 계속 일을 진척시켜 나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A 사업에 나선 지 2년이 지나도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었다. 레벨2 수준에 머물던 EA성숙도를 레벨3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오히려 실무진의 불평만 높아져 갔다. 이에 농진청은 개발자 등 실무진의 EA에 대한 이해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크고 작은 설명회를 10회 이상 열었다. 농진청의 EA 사업은 AWI컨설팅이 단계별 사업에 모두 참여했다.

 김주란 전산주사는 “실무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EA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나서야 조금씩 성과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활용 극대화 위해 사용자 관점에 초점=다른 기관들이 EA를 IT거버넌스 차원에서 접근했다면 농진청은 실무자들이 업무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출발했다. 이 때문에 철저히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하는 데 초점을 뒀다. 또 업무 프로세스 가이드 등을 만들어 이를 제도화했으며, 농진청의 업무관리규정에도 EA 관련 지침을 넣었다.

 김 주사는 “다양한 지침을 만들고 교육을 해도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좀 더 쉽고 간단하게 EA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화 프로세스 가이드’도 별도로 만들었다”면서 “아무리 훌륭한 EA라 하더라도 사용하기 어려워 활용도가 떨어진다면 성공한 EA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농진청의 EA가 성공사례로 평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S)과 연계시킴으로써 보다 체계적으로 제도화했다는 점이다. PMS에는 농진청의 지난 10년간 정보화 사업에 대한 결과물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사용자들은 EA를 통해 모든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개발 산출물을 표준화해 PMS에 등록해야 한다. 이를 통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정보화 사업의 중복을 배제하고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또 사업 제안요청서(RFP)에도 EA 부분을 항상 명시하고, 사업이 끝나면 EA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 관리하고 있다.

 농진청의 EA는 이제 막 활용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조금씩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활용도 수준도 높여나가고 있다. 향후 EA 수준을 전 농진청 직원들이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레벨5까지 향상시킨다는 게 최종 목표다.

 이병연 사무관은 “앞으로 3년 안에 전사 차원에서 정보화 사업의 요구가 모두 EA를 통해 이뤄지고, 사업 결과에 대한 평가도 EA에서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최종적으로는 IT거버넌스 단계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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