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피싱 사기범들은 ‘계좌가 유출됐다고 속여 돈을 안전한 계좌로 이체시키라(계좌 유출)’는 수법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또 이를 위해 주로 경찰을 사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체신청이 지난 한해 보이스피싱 예방 활동으로 거둔 54건의 피해예방 사례를 분석한 결과, 보이스 피싱 사기유형 중 계좌가 유출됐다고 속이는 수법(계좌 유출)이 3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개인정보 유출 16건, 납치 가장 2건, 전화요금 미납 가장 1건, 기타 2건으로 집계됐다.
계좌 유출은 사기범이 전화를 걸어 계좌가 유출됐으니 안전한 계좌로 옮겨야 한다고 속이고 대포통장으로 돈을 이체시키도록 만든 후 빼가는 수법. 주로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며 최근에는 폰뱅킹이나 인터넷뱅킹에 가입시킨 후 비밀번호를 알아내 돈을 빼가기도 한다.
납치 가장은 ‘아들이 집에 없지?’처럼 신상을 물어본 후 아들을 무사히 돌려보내는 조건으로 몸값을 요구하는 수법이다. 전화로 가짜 아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하는데 당황한 부모들은 이를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전화요금이 연체됐으니 계좌를 바꾸라면서 돈을 빼가는 수법도 적발됐다.
사칭 기관은 경찰 등 신뢰도가 높은 기관을 주로 사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기범들이 사칭한 기관은 경찰이 25건으로 가장 많았고 검찰 6건, 금감원 2건, 우체국 2건 순이다. 이밖에 국세청, 은행, 카드회사, 대출회사, 전화국 등을 사칭한 것도 12건에 이른다.
이복녀 부산체신청 금융검사과장은 “상대를 속이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경찰, 검찰, 금감원 등을 잇달아 사칭하는 경우도 있다. 도시 보다는 시골 노인들이 보이스 피싱을 많이 당하는 것을 볼 때 검찰이나 금감원 같은 기관보다는 친숙한 경찰을 사칭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부산체신청은 최근에는 발신번호를 우체국콜센터(1588-1900)나 경찰서, 검찰청 등으로 조작하는 사례까지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며 설을 앞두고 소포 우편물 반송 등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부산체신청은 지난 한 해 보이스 피싱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예방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 부산·울산·경남지역 우체국에서만 54건(금액 14억 2000만원)의 보이스 피싱을 막아냈다.
◇ 우체국 피해 예방 사례로 본 보이스 피싱 사기 유형(기간 : 2010. 1월 ~ 12월)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
임동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