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지급하는 국산과 외산 솔루션 유지보수 비용 차이는 정부의 소프트웨어 육성 정책이 얼마나 구두선인지 명백히 증명한다. 말로는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외산 제품과의 명백한 차별은 21세기 사대주의에 다름 아니다.
공공기관이라면 어디나 도입한 데이터베이스관리솔루션 사례를 보면 외산 제품 유지보수 요율은 20%인 데 비해 국산은 6%에 불과하다. 많이 받아야 8%다. 같은 종류 제품이지만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가뜩이나 납품 단가도 싼데 유지보수 비용마저 야박한 실정이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계가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배경으로 ‘비현실적인 유지보수 요율’을 꼽을 만한 대목이다. 외국 데이터베이스 업체는 매출의 절반가량을 유지보수로 벌어들이지만 우리나라 업체는 그 비중이 20%에 불과하다. 유지보수 비용의 차별은 국산 소프트웨어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지난해 국내 간판 소프트웨어 기업이 워크아웃에 돌입한 사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유지보수 요율 차별이 이뤄지는 것은 무원칙적인 관행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유지보수 요율을 6%에서 10%로 현실화하면 예산 당국의 지적은 물론이고, 감사원 징계를 받는 게 현실이다. 국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유지보수 요율은 정해진 바가 없다. 구속력 있는 어떠한 규정도 없는데 국산 솔루션만 차별을 받는다. 더욱이 외국 업체에는 별다른 불만 없이 20%에 달하는 유지보수 요율을 그대로 수용한다.
제조업은 정부가 지나치게 혜택을 줘서 무역 보복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소프트웨어 육성에 진정 의지를 갖고 있다면 국내에서 자행되는 황당한 차별부터 고쳐야 한다. 소프트웨어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차별 시정 이전의 육성 정책은 공염불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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