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파로 인한 전력수요가 17일 정부 예측치인 7250만㎾를 뚫고 7300만㎾까지 돌파하면서, 국가 전력수요 대응체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전력수요가 17일 정점을 찍고 이후 차츰 안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정부는 전력수요 총력 대응체제를 유지하며 최소 이달 말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삼성동 전력거래소 중앙급전소를 방문, 사상최고치를 또 경신한 전력수급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철저하고 완벽한 대응’을 지시했다.
김 총리는 “경기 회복세와 이상한파 등으로 전기 수요는 (앞으로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발전소 등 설비 정상 가동에 만전을 기해, 만에 하나라도 불의의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이날 정오기준 우리나라 최대 전력수요는 7314만(7313만7000)㎾로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올겨울 들어서만 벌써 네 번째 기록경신이다. 이날 전력공급능력은 7718만㎾로 예비전력량은 404만㎾(예비율 5.5%)에 불과했다.
직전 최대 전력수요일이었던 지난 10일 공급량(7591만㎾)을 그대로 유지했더라면 예비전력량이 200만㎾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날 정부는 영광원전 5호기 가동 등으로 지난 10일에 비해 127만㎾ 공급능력을 추가로 긴급 수혈했다.
다만, 기상예측을 벗어난 유독스러운 한파를 감안하더라도 정부와 관계기관의 전력수요 전망이 예측범위를 크게 빗나갔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게 됐다. 지경부는 당초 올겨울 최대 전력수요를 7250만㎾로 잡고, 예비전력비율도 6.5%로 맞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목표치는 이날 기록으로 완전히 깨져버렸다. 전 국민적인 전기 사용 자제와 에너지 절감을 유도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정책적 신뢰성에 금이 간 셈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예기치 못한 추위가 계속되면서 전력수요량이 예상 밖으로 폭증했다”며 “최근 날씨 추이와 변동 사항을 다시 반영해 향후 대응 계획을 재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황식 총리까지 나서 전력수급 현장을 점검한 것도 정부 예측까지 빗나가는 비상상황이지만, 총력적인 노력을 통해 전력수급 안정을 지켜내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정부는 내일 오후부터 기온이 평년기온을 회복하면서 전력사용량이 위험 수위는 벗어나겠지만, 여전히 맹추위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일단은 심리적 저지선인 예비전력량 400만㎾를 유지한 데 초점을 맞추겠다”며 “정부 노력과 함께, 전 국민적인 동참과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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