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와이어리스가 애플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AT&T의 고객 이탈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체인지웨이브리서치가 4050명의 미국 이동통신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AT&T 가입자 중 버라이즌이 아이폰을 공급하면 통신사를 옮길 것이라고 답한 사람이 16%에 이르렀다. 대부분 버라이즌이 아이폰 판매를 시작하면 3개월 이내에 바꾸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AT&T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가입자 4명 중 1명(26%)이 AT&T를 떠나 버라이즌으로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AT&T 가입자 중 15%가 ‘버라이즌이나 아이폰과 관계 없이 다른 사업자로 번호를 이동할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AT&T 가입자의 번호이동 계획은 지난 2009년 6월 6%에서 9월 7%, 2010년 3월 8%, 9월 10%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반면에 이번 조사에서 버라이즌 고객 중 4%만이 번호이동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AT&T 가입자들의 충성도(로열티)가 약화된 배경은 낮은 네트워크 품질 때문이다. 번호이동을 계획하고 있는 가입자 5명 중 2명 이상(42%)이 ‘수신 장애 및 커버리지 부족’을 떠나는 이유로 꼽았다. 통화 끊김(27%)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실제로 AT&T의 통화 끊김 비율은 월별로 버라이즌과 최고 4%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 2010년 9월 조사에 따르면 AT&T의 통화 끊김 비율은 6%, 버라이즌은 1.8%였다. 아이폰 이용자들의 번호이동 계획이 많은 것 역시 데이터를 대량 사용하는 아이폰의 특성상 네트워크의 품질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체인지웨이브는 “AT&T 가입자 로열티 약화는 새로 나올 버라이즌 아이폰이 직접 영향을 미쳤다”면서 “버라이즌이 네트워크 경쟁력으로 AT&T 가입자들을 흡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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