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3D 콘텐츠 산실 `드림웍스`를 가다

 ‘쿵푸 팬더’ 주인공이 바로 눈앞에서 튀어나왔다. 워낙 생동감이 있게 구현해 잠시 화면이라는 사실을 잊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 5월 개봉 예정이라며 보여준 쿵푸 팬더 ‘티저 영상’은 이전보다 더 생생한 3D 효과를 구현해 절로 탄성이 나왔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드림웍스 스튜디오. 세계 3D 콘텐츠 제작의 산실로 불리는 곳이다. 드림웍스는 쿵푸 팬더뿐 아니라 ‘몬스터 vs 에일리언’ ‘슈렉 포에버’ ‘드래곤 길들이기’ 등 수 많은 3D 영상을 준비 중이다. 현지 시각으로 3일, 드림웍스 스튜디오는 막바지 3D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스튜디오에는 44대 카메라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배우도 없고 연기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모니터 화면에는 애니메이션 인물들이 마치 연기자처럼 살아 움직였다. 여러 장의 그림을 빨리 넘겨 착시를 일으키는 만화 제작 원리를 바탕으로 가상공간 속 캐릭터를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생동감 있는 영화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매니 프랜시스코 수석 기술담당자는 “제작시간을 최소한 10배 이상 단축하고 가장 표현력이 높은 영상을 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스튜디오 룸. 두 캐릭터가 싸우는 장면을 3D 영상으로 탄생시키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동물 다큐멘터리의 맹수 혈투 장면에서 동작을 파악해 만화로 스케치하고 명암과 색깔 등을 넣어 고화질의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만드는 순서를 따랐다. 3초짜리 장면을 만드는 데 일주일이 걸리는 고난도 작업이었다.

 이 모든 작업을 드림웍스는 전략적 파트너인 삼성과 함께 진행 중이었다. 콘텐츠 제작 노하우와 삼성의 기술력이 만난 것이다.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CEO는 “삼성전자와 드림웍스는 서로에게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훌륭한 파트너 관계”라고 힘줘 말했다. 실제로 콘텐츠 개발자와 엔지니어 등 1500여명이 근무하는 스튜디오 곳곳에는 삼성 로고가 찍힌 3DTV가 설치돼 있었다.

 2D 방식으로 상영됐던 애니메이션 ‘슈렉’도 3D로 다시 탄생하고 있었다. 2D 영상을 해체한 뒤 일일이 변환을 하면서 눈에 피로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고품질 3D 영상으로 만드는 작업이었다. 랜디 로저스 특수효과 수석담당자는 “집에서 시청하는 것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삼성 TV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젠버그 CEO는 “삼성과 손잡은 지 18개월이 지났다”며 “삼성 엔지니어링과 제휴해 기술적으로 많은 것을 이뤘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3D 블록버스터 영화 뒤에는 미국 스튜디오의 제작 능력 못지않게 우리 기술력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로스엔젤레스(미국)=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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