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일성으로 ‘품질경영’을 강조했던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구인회 창업회장의 ‘품질 최우선 정책’을 LG인들에게 전파하고 나섰다.
지난주 멕시코 레이노사 생산법인 방문 당시 발견했던 구인회 창업회장의 품질경영 어록 액자를 현지언어로 번역해 전 세계 80여개 법인에 전파토록 한 것.
이에 따라 구인회 회장의 ‘품질경영’ 어록은 한국어·영어는 물론 LG전자 법인이 소재한 국가 언어로 제작·배포된다.
이 품질경영 어록은 구 창업회장의 자서전인 ‘한번 믿으면 모두 맡겨라’에 담긴 내용으로, 구 창업회장이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사를 1947년에 설립하며 내놓은 화장품인 ‘럭키크림’을 본격 생산·판매할 당시 만들어졌다.
품질경영 어록은 “보래이, 가령 백 개 가운데 한 개만 불량품이 섞여 있다면 다른 아흔 아홉 개도 모두 불량품이나 마찬가진기라. 아무거나 많이 팔면 장땡이 아니라 한 통을 팔더라도 좋은 물건 팔아서 신용 쌓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그들은 와 모르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럭키크림’은 기술도 우위에 있었을 뿐 아니라 물자가 귀한 시대에 원료를 제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다른 회사 제품이 12개(1더즌)에 500원이었음에 비해 ‘럭키크림’은 1000원인데도 날개 돋힌 듯 팔렸다.
시장 반응이 뜨거워 제조과정에서 수많은 크림통을 다루다 보니 깨지거나 금간 용기에 크림을 담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구 창업회장은 ‘럭키크림’을 사는 고객에게 불쾌감을 안기는 일이라며 사장인 자신이 직접 감독하거나 생산직원들 사이에서 일일이 불량용기 선별작업을 했다.
이를 본 동생 구정회 당시 락희화학공업사 부사장이 사장이 그런 일까지 할 필요가 있겠냐고 하자, 이에 대해 구 창업회장이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말한 것이다.
앞서 구본준 부회장은 지난 12월 전사 조직개편 시 사장급 경영혁신부문을 신설해 품질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등 제조와 품질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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