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개방·협력’
SK텔레콤 새 경영진이 들고 나온 ‘복고풍’ 3대 경영방침이다. 개방과 협력은 수년 전부터 강조된 스마트시대의 원칙이고, 스피드 경영도 SK텔레콤이 10년 넘게 사용하던 슬로건이기 때문이다. ‘스피드 011’로 알려졌듯 조정남 부회장, 김신배 부회장 등 역대 전문경영인은 해마다 ‘스피드 경영’을 언급했다. 스피드 경영은 SK그룹을 지탱하는 기본인 동시에 한국이동통신(KMT)에서 SK텔레콤으로 변화시킨 동력이다.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풍기는 이 단어들을 취임 일성으로 세운 배경은 무엇일까.
이 같은 의문에 대해 하성민 SK텔레콤 총괄 사장은 “스피드를 다시 화두로 꺼낸 것은 이제는 실행이 필요한 때이기 때문이다. 기초체력은 이미 갖춰져 있어 이를 실행하는 실질적 스피드를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려하거나 세련되지는 않지만 ‘스피드 경영’에는 SK텔레콤의 현재 상황이 잘 녹아 있다. 급변하는 통신환경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실천에 소홀하고 성과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을 바꿔나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지금 SK텔레콤의 상황은 ‘화려한 말’과 공허한 1등을 외치기보다는 ‘투박한 실천’을 통해 열매와 명분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강조했던 “불가능한 목표 도전해 성과를 내라”는 원칙이기도 하다.
◇스피드=“스피드를 화두로 꺼낸 것은 실천에 중점을 두기 위해서다. 마라톤을 뛰는 기초 체력은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에 순간 속력을 내며 치고 나갈 수 있는 스피드를 강조하려는 것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총괄 사장이 ‘젊은 조직다운 성과의 조기 가시화’를 강조했다.
지난 2008년 말 경쟁사의 아이폰 도입 결정에 따른 타격은 지난해 모두 끝났다는 것이 하 사장의 판단이다.
하 사장은 “느리고 관료화된 조직으로는 성공은커녕 생존도 어렵다”며 “IT 생태계의 빠른 변화에 발맞춰 젊은 조직다운 압도적인 스피드로 네트워크 고도화와 고객 대응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실천 및 성과가 절대 과제라는 현실적인 새 출발의 의지를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하 사장은 “항상 모든 회의는 1시간 이내로 끝내고,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의사결정을 통해 합의한 사항은 분기, 반기, 연말이든 기간마다 성과가 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개방과 협력, 그리고 타 산업 융합=하 사장은 “경쟁사와의 개방과 협력에도 적극 나서 번호이동 확대 등 소모적인 마케팅 대신, 근거리무선망통신(NFC) 등 신규 성장 영역에서 공동 기술 개발과 인프라 투자 협력을 수행할 것”이라며 “중복 투자에 대한 사회적 낭비를 줄이고 동시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갖도록 인내심을 갖고 협력 방안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중소기업과 신속하고 종합적인 협력을 책임질 ‘오픈 협력 지원실’을 신설해 개방정책을 가속화한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라는 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상생혁신센터도 설립했다. 오픈 플랫폼인 T스토어의 다운로드 수는 이미 1억건을 돌파했다. 또 지난해 개발자들과 공유한 SNS·LBS·메시징 등의 기반기술(AP) 개방을 올해는 한층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진우 플랫폼 사장은 “플랫폼 사업을 ‘개방형 협력의 적극적 확대’를 캐치프레이즈로 추진할 것이며 실행력 제고를 위한 기존 사업체계 혁신과 함께 플랫폼 관점의 고객층 확장을 지속 추진해 SK텔레콤이가 국내 ICT 업계 맏형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타 산업과의 융합·협력을 바탕으로 추진하고 있는 IPE 사업도 가속페달을 밟는다. 대표적 IPE 성공 모델로 구체화되고 있는 스마트카트 서비스다. 이를 위해 최근 신세계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마트 등과도 협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카트는 유통점에서 카트에 담은 물건들이 스마트폰에 탑재된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기능과 연동돼 소비자가 유통점 출구를 빠져 나올 때 물건 값이 자동으로 합산돼 치러지는 서비스다.
소비자는 카트에 붙어 있는 소형 화면에 표시된 물건 목록과 가격, 결제된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업으로 SK텔레콤은 지난 2009년 인수한 하나SK카드와 시너지효과를 살려 스마트카트를 이용한 전자결제(스마트 페이먼트) 사업에도 힘을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 사장은 “스마트 오피스, 스마트CEO 등의 본격적인 판매와 더불어 교육 플랫폼 등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모바일 텔레매틱스 서비스(MIV) 등 새로운 사업기회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규호·이동인 기자 khsim@etnews.co.kr
IT 많이 본 뉴스
-
1
쏠리드, 작년 세계 중계기 시장 점유율 15%…1위와 격차 좁혀
-
2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3
“5G특화망 4.7GHz 단말 확대·이동성 제공 등 필요” 산업계 목소리
-
4
'서른살' 넥슨, 한국 대표 게임사 우뚝... 미래 30년 원동력 기른다
-
5
美 5G 가입건수 우상향…국내 장비사 수혜 기대
-
6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ICT분야 첫 조직 신설…'디지털융합촉진과'
-
7
[이슈플러스]블랙아웃 급한 불 껐지만…방송규제 개혁 '발등에 불'
-
8
KAIT, 통신자료 조회 일괄통지 시스템 구축 완료…보안체계 강화
-
9
SKT, SK컴즈 등 3개 계열사 삼구아이앤씨에 매각
-
10
티빙-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새해 3월 종료…“50% 할인 굿바이 이벤트”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