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비업계, 미래 대비에 소홀함 없어야

 국내 장비 업계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국내 장비 기업들의 실적을 이끌어가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 투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하이닉스 등의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작년 대비 15% 늘어난 29조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1990년대 세계 1위로 부상한 메모리반도체나 LCD 등과 달리 국내 장비산업은 그동안 2류산업으로 치부돼왔다. 워낙 선발업체 기술 장벽이 높은데다가 소자업체들도 후발기업과의 기술격차 확대에만 관심 있었을 뿐 국내 장비산업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국내 장비업체들은 이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꿋꿋이 버텨왔다. 선발 업체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인재와 기술력을 확보했다. 각 소자업체의 수직계열화 정책이 확대되면서 시장이 한정되자 중국·대만 시장으로 고객을 다변화했다.

 최근 주성엔지니어링은 세계 최대 장비기업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와의 특허 소송에서도 승소했다. 또 다른 장비업체도 일본 최대의 장비기업과의 특허 이슈를 슬기롭게 해결했다. 그만큼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어느덧 국내 장비기업들은 수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한때 소자기업들의 구매가 인하를 위해 국내 장비업체가 활용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당당한 주력 산업으로 부상했다. 다만 장비업종의 경기 사이클이 명백한 만큼 국내 장비기업들은 호황에서도 불황을 대비하는 지혜를 갖춰야 한다. 핵심 기술력을 확보하고 고객 및 제품 다양화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정부도 장비산업을 소자산업 경쟁력을 위한 산업으로 치부하지 않고 장비 산업 자체를 키우기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1조원대의 매출을 달성하는 장비 기업 탄생이 몇 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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