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6% 내외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보였다. 그 가운데 반도체·정보통신·조선·자동차·플랜트 등은 우리 경제의 주된 성장동력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했다.
특히 반도체 및 정보통신의 대표적 기업인 삼성전자의 영업수익이 약 17조원에 이른다고 하니 과거에는 상상이 되지 않던 수준이며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에 위치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표적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2009년 매출액은 약 34조원 수준이었으며 과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그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 한국전력의 주식시가 총액이 2010년에는 10대 기업에서 배제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여기서 우리는 에너지 및 전력 산업을 사양 산업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필요 에너지의 97% 이상을 수입하는 수입 대국이며 그 수준은 약 1200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반도체, 자동차의 수출금액과 유사하다고 하니 그 수준을 상상할 만하다. 즉 반도체 등의 수출로 획득한 외화가 에너지 수입에 지불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게 수입된 에너지(석유·LNG·석탄·우라늄 등)는 산업·수송·건물·전력 등에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수입된 에너지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왜곡돼 사용되고 있고 이는 궁극적으로 상당 수준의 무역수지 악화와 에너지 산업의 성장동력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러한 왜곡 가운데 가장 큰 요인은 가격과 세제의 왜곡이다.
가격과 세제의 왜곡은 불합리한 소비를 양생시키는 것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소비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의 태동을 원초적으로 봉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전력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으로 새로운 성장동력화를 추구하는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 산업도 가격 왜곡과 에너지 산업의 규제 및 독점적 위치로 시장 창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에너지 공급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낮고 저렴할 경우에는 지능형 전력망을 포함한 새로운 에너지 기술의 시장 채택은 요원해질 것이다. 에너지 시장의 왜곡은 전력을 포함한 에너지 신기술이 대규모 융합 및 시스템 기술이므로 정보통신을 포함한 유관 산업의 진화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다음으로 에너지 산업의 구조적 경직성, 즉 공기업 중심의 독점산업 형태도 에너지 산업의 성장동력화에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에너지 신기술 채택의 제도적 한계, 신기술 사양의 획일화 개연성(즉 다양성의 부족) 등으로 에너지 신산업의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칠 개연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이윤 창출이라는 동인을 가지고 있지 않는 공기업의 경우 미래 먹을거리에 초점을 둔 공격적 기술 개발에 근본적 한계를 가질 수 있다.
최근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신재생, 에너지 절약, 타 산업과 융합 등의 추세로 가고 있다. 건설 및 스마트시티 산업 등의 핵심적인 기술로 정보통신에 기초한 에너지 신기술의 적극적인 채택이 새로운 주류로 가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에너지 산업이 가지고 있는 제반 문제점으로 에너지 산업의 진화뿐만 아니라 인근 산업의 진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과감하게 해결해야 한다.
이미 에너지기술 선진국들은 달려가고 있으며 시장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에너지 소비의 대국만이어서는 안 된다.
박종배 건국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jbaepark@konkuk.ac.kr
전자 많이 본 뉴스
-
1
삼성, 첨단 패키징 공급망 재편 예고…'소부장 원점 재검토'
-
2
“인력 확보는 속도전”…SK하이닉스, 패스트 트랙 채용 실시
-
3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4
삼성전자 연말 성과급, 반도체 12~16%·모바일 40~44%
-
5
TSMC, 日 구마모토 1공장 양산 가동
-
6
'위기를 기회로'…대성산업,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신사업 추진
-
7
삼성전자 “10명 중 3명 'AI 구독클럽'으로” 구매
-
8
현장실사에 보안측정, 국정공백까지…KDDX, 언제 뜰까
-
9
잇따른 수주 낭보…LG엔솔, 북미 ESS 시장 공략 박차
-
10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실시 협약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