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프로젝트 부재 속에 올해 각 은행들은 고객만족도와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차세대 프로젝트 같은 대규모 IT투자가 사실상 끝남에 따라 인터넷과 스마트폰 뱅킹 시스템 고도화, 자동화기기(ATM) 교체, 서버와 네트워크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 일상적인 IT프로젝트가 각 은행별로 추진될 예정이다.
다만 일부 지방은행들은 뒤늦은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거나 곧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전북은행은 올해 엔터프라이즈아키텍처(EA) 컨설팅을 진행한 뒤 내년부터 시스템 구축에 착수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차세대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은 빅뱅이 아닌 단계별로 프로젝트 방식으로 선회할 방침이다.
일상적인 IT투자 외에 하나은행의 그린IDC, 농협의 스마트NH, 국민과 우리은행의 카드시스템 구축, 신한은행의 해외 현지법인 IT인프라 고도화, 기업은행의 포스트 차세대 전략 수립 등이 각 은행별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국민은행은 다음 달 분사가 예정돼 있는 KB카드의 시스템 분리 구축 프로젝트가 가장 큰 사업이다. 카드시스템은 카드사 출범에 필요한 회계와 재무 등 경영정보시스템이 먼저 구축된 뒤 추가 구축 사업이 연이어 진행된다.
이외에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에 대비해 퇴직연금시스템을 재구축하며 e-HR 시스템 재구축, 신용 포트폴리오관리시스템 구축도 추진된다.
하나은행은 자본시장통합시스템(HCMS) 구축이 가장 큰 규모의 정보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SK C&C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 10월 오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향후 IT통합이 프로젝트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외에도 ATM 신규 교체와 도입, 인터넷 뱅킹 기능 강화도 올해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또한 IT부문에 시범적으로 적용했던 그린IDC 사업도 다른 업무 영역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를 2기 차세대의 원년으로 삼은 기업은행은 지난해보다 20% 이상 IT예산을 늘려 잡았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2기 차세대를 위한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기업은행은 포스트 차세대 시스템 구축과 함께 신영업지원시스템 구축, 퇴직연금시스템 재구축, 서버통합 3차년도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코어시스템 및 재해복구시스템의 용량 증설이 IT예산의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할 전망이다. 또한 국민연금 전용수탁시스템 구축과 홈페이지, 인터넷뱅킹시스템 전면 개편도 예정돼 있다.
오세일 신한은행 IT그룹장은 “올해는 대형 프로젝트보다 단말 가상화나 모바일 인프라 확보처럼 비용절감과 업무효율성 제고를 위한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IT예산을 책정해 둔 농협은 카드 정보계시스템과 NH보험 분사를 위한 신보험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농협법이 언제쯤 국회를 통과하게 될지 모르지만 통과 여부에 상관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 지난해부터 진행되고 있는 국제회계기준(IFRS) 시스템 구축과 신보험시스템, 카드 정보계시스템 구축 등에 약 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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