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유닉스서버 가상화 확산된다

 금융권이 유닉스서버 가상화에 나선다. 그동안 국내 서버 가상화는 x86서버 위주로 진행돼왔다. 새 기술 도입에 보수적인 금융권이 유닉스서버를 통한 가상화에 나서게 되면 다른 부문으로의 확산도 이어질 전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에서 농협, SC제일은행, 외환은행, 한국씨티은행, 대신증권, 현대증권, ING생명, 신한생명 등이 유닉스서버 가상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거나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유닉스서버 통합 프로젝트를 준비해온 농협은 다음 주부터 가상화 기술 적용을 위한 기술검증(PoC)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농협은 이르면 상반기에 IBM과 HP,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자사 보유 유닉스서버에 대한 가상화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재 농협 업무 중에서 유닉스서버가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이다. 어느 정도 업무에 가상화가 적용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농협이 유닉스서버 가상화를 진행한다면 은행권에서 규모로는 기업은행에 이어 두 번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순서상으로는 여섯 번째다. 농협은 2015년께 차세대 데이터센터 완공이 예상됨에 따라 그 이전에 프로젝트를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한국씨티은행은 2007년부터 사용해온 카드업무용 유닉스서버를 가상화를 통해 통합할 계획이다. 씨티그룹은 그룹사 차원에서 IBM 유닉스서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한국씨티은행의 유닉스서버 가상화도 IBM의 파워7과 파워VM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대증권은 이미 지난해 10월 1차 유닉스서버 가상화 프로젝트를 마무리지었다. 우선 통합에 따른 리스크가 적은 업무를 대상으로 34대의 유닉스서버를 4대로 줄였다. 1차 프로젝트에는 후지쯔 유닉스서버가 사용됐다.

 1차 프로젝트 이후 짧은 기간에도 상면공간 감소와 유지보수비 절감 등의 효과를 거뒀다는 게 현대증권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은 올 6월까지 1차 때보다 큰 규모로 2차 유닉스서버 가상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곧 업체 선정 작업이 시작되며 3~4월께면 본격적으로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현재 200여대의 유닉스서버를 사용하고 있다.

 대신증권 역시 지난해 1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용 서버 20대를 4대의 IBM 유닉스서버로 통합했다. 올해는 리스크가 적은 운영업무 부문에 가상화를 적용할 계획이다. 지점별로 운영 중인 유닉스서버 116대를 3~4대로 통합해 중앙에서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신증권은 준비 작업을 거쳐 상반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유닉스서버 가상화를 통해 관리비용을 절감하고 운영과 유지보수 편의성이 대폭 높아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유닉스서버 가상화 이후 연말부터 사용연수를 고려해 x86 서버 가상화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물리적·논리적 파티셔닝이 아닌 가상머신(VM)을 이용한 유닉스서버 통합 사례는 20여곳에 불과하다. 특히 금융권의 경우 주요 업무 대부분이 유닉스서버에서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유닉스서버 가상화는 검토 대상에서 제외돼왔다. 하지만 기업은행 등 대표적인 사례가 증가하면서 금융권에서도 점차 유닉스서버 가상화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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