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D램 가격 급락세 속에 하이닉스를 비롯한 일부 대형 IT주들의 올해 1분기 실적전망치가 대폭 하향조정되고 있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이닉스에 대해서는 D램값이 폭락하는 지금이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라고 진단했지만,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등 LED 업체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이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닉스의 올 1분기 순익전망치는 지난 1개월 동안 22.5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1분기 순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각각 39.50%와 9.10% 떨어졌다.
하이닉스의 실적전망치가 미끄럼을 탄 것은 D램 가격 하락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애널리스트들이 1분기 실적 전망을 잇따라 낮춘 데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 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Gb(기가비트) DDR3 D램 가격은 작년 5월 2.72달러 고점에서 12월 0.97달러까지 7개월 만에 64%나 떨어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D램 가격 하락세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하이닉스 순익이 작년 동기보다 67.12% 감소한 3천13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주가와 실적이 동행하지 않는 D램 업체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실적 악화가 주가에는 오히려 이로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한승훈 연구원은 "D램 업체 주식은 실적이 바닥일 때 사서 꼭지에서 파는 것이 좋다"며 "D램 가격 급락이나 실적전망치를 내리는 것은 업황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D램 가격이 2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으로 보이는데 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는 것은 불황 사이클이 거의 끝났다는 것을 시장이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 김영찬 연구원도 "1분기에 D램 가격 하락이 마무리돼 다시 상승 사이클에 들어설 것"이라면서 "1분기 실적전망치 하향 조정은 하이닉스 주가가 2만3천원대에서 횡보할 때 이미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G이노텍과 삼성전기에 대해서는 `강력 매수`를 외치는 분위기는 아니다. LED 업체들이 지난해 경쟁적으로 생산했던 물량이 아직 다 소비되지 않고 재고로 쌓여 있어 상황을 마냥 낙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LIG투자증권 김갑호 연구원은 "LED는 출시된 지 1년이 조금 넘어서 D램처럼 큰 주기를 가지고 움직인다고 보기 어렵다"며 "업황 바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최근 주가가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미국의 연말 소비와 3월 중국의 춘제 수요로 LED 매출액은 작년 12월을 바닥으로 점차 나아질 확률이 높아서 LED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에 주가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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